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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아이
임길택 / 그림 김동성 | 2008-07-10  
   
48 /  263 x 245mm /  12,000 / 초판
ISBN_13 9788955820829 /  KDC 813.8
ø 문학_작가앨범
з 그림책, 문학, 어린이(아동)
초등 1~2학년(7~8세), 초등 3~4학년(9~10세), 초등 5~6학년(11~12세)
7차 초등학교 교과과정>3학년>2학기>도덕>3. 자연은 내친구
7차 초등학교 교과과정>5학년>1학기>도덕>3. 공경하고 사랑하는 마음 
7차 초등학교 교과과정>6학년>2학기>도덕>6. 아름다운 사람들 
프랑스 (프랑스어)  
경험을 바탕으로 한 꾸밈없이 진솔한 글쓰기
임길택 선생님은 1997년 마흔여섯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오랫동안 산골 마을과 탄광 마을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습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임길택 선생님은 꾸밈없이 정직하게, 자신이 보고 느낀 아이들의 삶을 그대로 시와 동화에 옮겼습니다. 여러 권의 시집과 동화, 산문집, 탄광 마을과 산골 마을 아이들의 시 모음집에는 선생님과 아이들의 소박하고 진솔한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지요.
「들꽃 아이」의 주인공인 보선이 역시 먼 길을 걸어서 학교에 다니던 아이들이 많았던 옛 시절, 실제 있었던 아이라고 합니다.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 보겠다는 욕심 대신, 시골에서 어른들과 아이들이 무엇을 어떻게 하며 살아가는가 보여 주고, 그래서 곳곳의 아이들이 넓은 생각을 갖기 바랐다는 임길택 선생님의 생각이 「들꽃 아이」에 담담하고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

들꽃의 소중함, 숲과 바람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아이, 보선이!
도회지에서 시골 마을 작은 학교로 발령을 받아, 6학년 담임을 맡게 된 김 선생님.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보선이는 등굣길에 꾸준히 꽃을 꺾어와 선생님 책상에 놓습니다. 정직하고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보선이의 선물이었지요. 김 선생님은 식물 도감을 들춰보며 꽃 이름을 찾고, 아이들과 함께 웃습니다. 이렇게 선생님은 차츰 우리 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게 됩니다.
한여름에 접어든 어느 날, 선생님은 장심부름을 다녀오느라 5교시 수업에 늦은 보선이를 혼내게 됩니다. 그리고 이때, 보선이가 손전등을 들고 학교에 다녀야 할 만큼 멀리에 사는 것을 알고 놀라지요. 여름 방학을 며칠 앞둔 날, 선생님은 보선이네 집에 찾아가기로 합니다.
보선이의 마음 담긴 선물로 들꽃의 아름다움을 알게 되었듯, 선생님은 보선이네를 찾아가며 숲의 아름다움을 처음으로 느낍니다. 김 선생님은 해가 기울고 어두워지는 숲 속에서 달빛에 드러난 숲의 모습을 보고, 숲의 냄새를 맡고, 바람 소리에 귀 기울이지요. 어른들도 다니기 힘들 만큼 이토록 먼 거리를 손전등을 들고 다녀야 했던 아이였지만, 보선이는 언제나 씩씩하게 환한 웃음을 잃지 않은 아이였던 것이지요.
그림책의 마지막 장면, 밤새 내리는 눈 때문에 보선이는 졸업식 날 학교에 오지 못합니다. 보선이를 볼 수 있는 마지막 날, 선생님은 『안네의 일기』를 직접 건네지 못한 채, 창밖으로 밤새 내리는 눈을 보며 보선이를 떠올립니다.
이 그림책이 전하는 잔잔한 감동은 ‘들꽃 아이’ 보선이와 도회지에서 온 김 선생님이라는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을 지닌 인물에서 비롯합니다. 서로의 맑은 마음을 헤아리고 나누는 과정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두근거림과 즐거움, 안타까움을 선물합니다.

공들인 그림, 마음을 움직이는 장면들 -『메아리』와 『엄마 마중』의 작가 김동성
『들꽃 아이』가 독자와 깊게 공감할 수 있는 힘은 글에서, 그림에서, 그리고 이 둘의 어울림에서 나옵니다. 그림을 그린 김동성 선생님은 평소에 존경하고 있던 임길택 선생님의 글에 오랜 시간 애착을 가지고 그림을 그려 나갔습니다. 이번 작업을 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었던 것은 어떻게 하면 이 이야기를 그림으로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그래서 서로 상승 작용을 일으킬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었다고 합니다.
글에서 받은 맑고 소박한 느낌을 잘 그려내고 싶었다는 그림 작가의 바람은 ‘보선’이라는 사랑스러운 캐릭터에 고스란히 담겨졌습니다. 보선이의 환한 웃음은 이 이야기의 핵심이자 한 장의 그림이 얼마나 강한 정서와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지요.
『들꽃 아이』는 전체적으로 예스러운 느낌이 정겨운 그림책입니다. 학교 운동장에 들어서는 선생님의 모습이나 교실 안 풍경, 식물 도감을 넘겨보는 장면이나 빨래를 너는 장면은 추억이 담긴 오래된 사진첩을 들춰보는 것처럼 따뜻하고 아늑합니다. 자연을 그대로 옮겨온 색감 역시 정겹고 자연스럽지요. 같은 ‘녹색’이라 불리지만, 멀리서 숲 속을 향해 자전거를 타고 가는 장면의 나무 색과 숲 속 오솔길을 걸으며 꽃과 나무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장면들의 나무 색은 미묘한 색감 차이를 보입니다. 숲 안으로 비추는 빛의 느낌까지 전달하고자 한 작가의 관찰력과 정성이 돋보이는 부분이지요. 또한 작가의 세심한 관찰력과 과감한 표현력은 낮에서 저녁으로, 밤으로 시간에 따라 변해가는 잊지 못할 숲 속 공간들을 만들어냈습니다.
『메아리』(이주홍 글, 김동성 그림, 길벗어린이)와 『엄마 마중』(이태준 글, 김동성 그림, 소년한길)의 감동을 가슴에 담아 둔 독자라면, 김동성 선생님의 신작 그림책 출간은 더욱 반가운 소식일 것입니다.

길벗어린이 작가앨범 시리즈 신작 그림책 『들꽃 아이』
국내외 완성도 높은 단편 문학을 개성 있는 그림으로 담아낸 길벗어린이 작가앨범 시리즈. 1996년 첫 권 『폭죽소리』를 시작으로, 『소나기』, 『만년 샤쓰』, 『메아리』, 『나비를 잡는 아버지』, 『별』, 『욕심쟁이 거인』 등이 꾸준히 출간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만년 샤쓰』(방정환 글, 김세현 그림), 『메아리』(이주홍 글, 김동성 그림), 『나비를 잡는 아버지』(현덕 글, 김환영 그림) 등은 많은 어린이와 어른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지요.
임길택 선생님의 아름다운 단편 동화 「들꽃 아이」와 『메아리』의 작가 김동성의 서정적인 그림이 조화를 이룬 그림책 『들꽃 아이』. 『들꽃 아이』의 출간은 글 읽기의 힘을 키워가는 초등학생 독자들에게 좋은 글 읽기의 즐거움과 정성 들인 그림 보기의 즐거움을 함께 전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글 : 임길택

1952년 3월 1일 전라남도 무안에서 태어나 목포 교육대학을 졸업한 뒤, 1976년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 도전초등학교 분교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 뒤 14년 동안 강원도 탄광 마을과 산골 마을 학교에서, 1990년부터는 경상남도 거창에서 아이들을 가르쳤습니다. 1997년 4월에 폐암 선고를 받고 요양하다가, 12월 11일 마흔 여섯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임길택 선생님은 오랫동안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소박하고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을 꾸밈없는 진솔한 글로 담아냈습니다. 작품집으로는 시집 『탄광 마을 아이들』, 『할아버지 요강』, 동화집 『느릅골 아이들』, 『산골 마을 아이들』, 산문집 『나는 우는 것들을 사랑합니다』 등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임길택 선생님이 가르친 탄광 마을, 산골 마을 어린이들의 시를 모은 『아버지 월급 콩알만 하네』, 『꼴찌도 상이 많아야 한다』가 출간되었습니다.

그림 : 김동성

1970년 부산에서 태어나 1995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졸업했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들꽃 아이》, 《나이팅게일》, 《비나리 달이네 집》, 《메아리》, 《고향의 봄》, 《오빠 생각》 등이 있으며, 그림책 《엄마 마중》으로 2004년 백상출판문화상을 받았습니다.

<[아이책 읽는 어른] 선생님 책상에 놓인 들꽃의 의미 - `들꽃 아이’> 광주드림, 2008-09-19
아주 가끔, 내가 먼저 집에 도착하는 날이면 버스정류장으로 아이 마중을 나간다. 도심에서 벗어난 버스 종점의 오후 풍경은 외로워서 여유롭고 평화로워서 쓸쓸하다. 버스는 좀처럼 오지 않고 빈 거리에 혼자 오도카니 서 있는 게 심심해지면 들꽃을 꺾어 아이에게 줄 꽃다발을 만든다. 짜잔 하고 꽃을 내밀 때 놀라면서 활짝 웃을 아이를 상상하면서. 꽃묶음을 만들다보니 마치 동화 속 주인공이...
[바로가기☞ http://gjdream.com/v2/news/view.html?news_type=207&code_M=2&mode=view&uid=390659]


<‘빛나는’ 그림 때문에 ‘빛바랜’ 그림책> 오마이뉴스, 2008-07-25
책을 읽으면서 고운 빛을 느껴서 가슴 속에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은, 책을 읽지 않아도 우리 세상에서 얼마든지 어디에서나 고운 빛을 느끼며 가슴속으로 받아들이곤 합니다. 날마다 마주치는 사람들하고, 한집에서 이불 함께 덮고 자는 살붙이하고, 늘 디디고 있는 흙길이나 시멘트길이나 아스팔트길에서 자라는 수많은 들풀과 들꽃하고, 오순도순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빛을 건네고 빛을...
[바로가기☞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952699]


<녹색이 빛에 따라 다 달라보여요> 소년조선일보, 2008-07-23
탄광마을의 작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경험을 시와 동화로 풀어낸 고(故) 임길택 작가의 단편 동화 ‘들꽃 아이’가 그림책으로 나왔다. 줄거리만 보면 이 동화는 심심할 정도다. 초등 6학년의 산골소녀 보선이는 항상 들꽃을 꺾어와 선생님의 책상에 꽂아 놓는다. 줄거리만 보면 이 동화는 심심할 정도다. 초등 6학년의 산골소녀 보선이는 항상 들꽃을 꺾어와 선생님의 책상에 꽂아 놓는다. 붓꽃...
[바로가기☞ http://kid.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7/22/2008072201226.html]


<산골 보선이 통학길은 들꽃나라> 중앙일보, 2008-07-12
산골마을과 탄광마을의 작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경험을 동화로 풀어냈던 임길택 작가. 97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진솔하고 소박한 글은 남아 여전히 잔잔한 감동을 전해준다. 그 중에서도 그가 실제로 가르쳤던 ‘보선이’라는 아이를 모델로 썼던 『들꽃 아이』가 그림책으로 발간됐다. 서정적이고 포근한 그림으로 글에 날개를 달았다. ‘보선이’는 학교에서 여러 시간을 걸어야 당도...
[바로가기☞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total_id=3222448]


<해맑고 꿋꿋한 보선이의 선물> 국민일보, 2008-07-12
들꽃의 소중함, 숲과 바람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아이 보선이. 도회지에서 시골 마을 작은 학교로 발령받아 6학년 담임을 맡게 된 김 선생님.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보선이는 등굣길에 매일같이 꽃을 꺾어 선생님 책상 위에 놓는다. 정직하고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보선이의 선물이었다. 처녀치마 얼레지 둥굴레 은방울꽃…. 선생님은 보선이가 꺾어온 꽃 이름을 알려고 식물도감을 샀다. 하루는...
[바로가기☞ http://www.kukinews.com/life/article/view.asp?page=1&gCode=all&arcid=0920966871&cp=nv]


<故 임길택 선생 단편동화 “들꽃 아이” 출간> 강원일보, 2008-07-11
탄광지역 아이들의 소박하고 순수한 모습을 진솔한 글로 담아낸 고(故) 임길택 선생의 단편동화 ‘들꽃 아이’가 나왔다. 임길택 선생은 1997년 4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14년간 정선 임계 사북 등 탄광마을과 산골마을에서 교직생활을 하며 ‘탄광마을 아이들’‘산골아이’등의 시집을 펴냈다. ‘들꽃 아이’는 손전등을 들고 학교에 다녀야 할 만큼 멀리 사는 보선이와 도회지에서 시골 마을 작은...
[바로가기☞ http://www.kwnews.co.kr/view.asp?aid=208071100036&s=601]

예쁜 꽃, 아름다운 길 그리고 들꽃 아이 l 주흥기 l 10493
<들꽃 아이>는 인터넷 서점에서 소개하는 글을 읽고는 참 그림이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출판사에 보낸 독자엽서가 당첨되어 그 선물로 이 책을 받았으니 이 책과는 인연이 있나 보다. 일단 책을 본 첫 느낌은 상쾌하고 즐겁다. 진달래와 다른 꽃들이 활짝 핀 속에서, 수줍은 듯 그러나 꽃보다 더 예쁘게 웃고 있는 소녀의 모습을 보면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정말 <들꽃 아이>라는 제목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김 선생님은 닷새마다 장이 서는 면 소재지의 열두 학급짜리 학교의 6학년을 맡게 된다. 정신없이 바빴던 3월이 지나고 교육청 출장을 다녀오니 책상에 꽃병 가득 진달래가 꽂혀 있었다. 지각이 잦아 이름을 먼저 익힌 아이인 보선이는, 그 후로도 새로운 꽃들을 꽂아 놓는다. 김 선생님은 꽃 이름을 묻는 아이들에게 말해주기 위해 식물도감을 읽으며 처녀치마, 얼레지, 둥굴레, 은방울꽃, 붓꽃, 원추리, 참나리, 패랭이꽃 등 이름도 꽃도 예쁜 우리 꽃들을 많이 알게 된다.
토요일 오후 보선이네 집에 가기로 약속한 선생님은 자전거를 타고 길을 나서지만, 좁다란 오솔길에 이르러서 걷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 그림책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 우리의 눈길을 잡아끈다. 숲 속에는 짙은 초록빛 물결이 흘러넘치고, 그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부는 듯 초록 내음이 전해질 듯하다. 또 보선이가 꺾어 왔을 아름다운 꽃들을 보면서 함께 길을 걸으며 저절로 감탄을 하게 된다. 하지만 두 갈래 길에 이르러 길을 잘못 들어 날은 점점 어두워지고, 그제야 보선이가 손전등을 갖고 다닐 수밖에 없는 까닭을 알게 된다. 밤 열 시가 넘어 보선이네 마을에 도착하자, 마을 사람들은 모두 모여서 학교가 생긴 이래 마을을 처음 찾아준 선생님을 진심으로 대접하고 밤하늘에는 별이 또렷이 반짝인다.
보선이는 겨울 동안 눈이 많이 쌓여 죽 결석을 하게 되고, 끝내 졸업하는 날에도 학교에 오지 못한다. 3월이 되면 군인이 되는 선생님은, 보선이를 잊지 못해 오랫동안 교실 창가에서 내리는 눈을 바라본다. 보선이도 지금 그 눈을 바라보고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며….
김 선생님이 교사로 부임해 아이들과 마음을 나누어가는 모습이 상당히 사실적이라고 생각했더니, 이 글을 지은 임길택 작가는 실제 1976년에 강원도 정선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인 보선이도 실제 인물이라고 하고…. 작가는 자신의 글에서 지금 아이들이 보선이가 걸었던 길을 잃어버렸다는 게 안타까워 이 이야기를 썼다고 밝혀 놓았다. 그런 길을 잃은 것은 꿈을 잃어버린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하루 종일 걸어도 흙을 전혀 밟을 수 없는 그런 곳에서 살고 있다. 보드랍고 생명력 넘치는 흙이 아니라, 아스팔트나 시멘트로 이루어진 죽어버린 땅이 우리가 걷는 길이다. 김 선생님은 ‘이런 아름다운 길을 걷는 아이라면 마음도 더없이 아름답게 자라겠’다고 생각하는데, 소음과 쓰레기만 넘쳐나는 길을 걷는 우리 아이들은 과연 어떻게 자랄까? 보선이가 걷던 아름다운 꽃과 시원한 초록빛 바람이 불던 길은, 이제 그림책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일까?
이 책의 매력은 글과 잘 어울리는 멋진 그림이다. 작가의 약력을 고려한다면 70년대쯤의 시골 학교의 풍경이 사실적이면서도 정겨운 그림으로 되살아났다. 그림의 톤은 전체적으로 빛바랜 흑백 필름처럼 처리함으로써 추억 속의 사진을 보는 듯 더욱 정감 넘치는 그림이 되었다. <숲 속에서>, <동강의 아이들>, <메아리> 등 길벗어린이의 그림책들은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자연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살려낸 책들이 많은데, 이 책도 역시 그 전통을 잘 살리고 있어 반가웠다. 보면 볼수록 글과 그림이 잘 어우러진 아름다운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선생님과 아이들의 풋풋한 정을 느낄 수 있어요. l 이영옥 l 14200
장소 : 산골마을
시간: 지금으로부터 약 34-36년전..
살기도 어렵고 중학교 진학도 지금처럼 쉽지 않은 시대에 첫 발령을 받아 6학년을 아이들을 맡으면서 있었던 일을 소재로 쓴 책이네요.제가 태어나기도 전이라 그 시대를 가늠하기는 쉽지 않지만 그래도 책이나 텔레비전을 통해 많이 봐 왔던 시대상이라 우리 아이들이 알기 쉽게 이해하기 쉽게 글과 그림으로 채워져 있어요.

학교를 갓 졸업하고 오신 새내기 선생님.
아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아이들 역시 선생님의 사랑을 받으면서 그 사랑을 아이들 수준에서 아이들 눈으로 표현한 것들이 너무 좋네요. 학교에서 멀고 먼 거리에 사는 보선이. 혼자 학교에 오고 가면서 해가 늦게 뜨고 일찍 지는 산골마을 특성상 손전등을 가지고 다니면서도 선생님께 항상 들꽃들을 꺾어서 일년 열두달 선생님 책상에 꽃이 떨어지지 않게 해 주는 아이. 그런 아이를 생각하고 걱정하는 선생님의 마음이 나와있어서 너무 좋네요. 요즘처럼 사제지간의 정을 느끼기 힘든 세상에 선생님, 그리고 아이들도 함께 사제지간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책 같습니다.

이 책의 좋은 점 다음과 같아요.

1. 책속에 나오는 다양한 꽃들속에서 해맑고 깨끗한 아이들의 마음도 그 마음을 받아들이는 선생님의 마음도 너무 이쁘네요.

2. 요즘처럼 정이 없는 학교 교실현장과는 달리 동심으로 들어가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님 그리고 선생님이 함께 읽어볼 수 있는 책입니다.

3. 임길택선생님께서 직접 교단에서 있었던 일을 소재로 한 글이기 때문에 독자들로 하여금 공감대를 쉽게 형성할 수 있고 우리 부모님들이 살아왔던 시대이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에게 지난 세월에 대해 이야기를 해 줄수 있어요.

4. 초등학교 중학년이나 고학년이상 올라가면 비교적 글밥이 많고 그림이 없는 책들을 읽기 때문에 평상시 독서를 잘 하던 아이들도 힘들어하고 책에서 손을 놓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책은 상황묘사 그림도 있고 글밥도 적당해서 초등학교 모든 아이들이 읽을 수 있어요.

5. 학교에서 학원에서 집에서 매일같이 만나는 선생님에 대해서 또다른 생각을 해 볼수 있고 선생님의 마음도 깨달을 수 있어요.

요즘 세상이 각박해져서 그런지 이 동화책 속의 이야기처럼 선생님과 아이들의 정을 주고 받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런 요즘 이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서 마음의 정을 쌓아주었으면 좋겠네요.

저 역시 도시는 아니지만 삼천포 작은 시골학교에서 초등학교 4학년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입니다. 2008년 3월 1일자 전보 발령을 받고 창원에서 10일정도 출퇴근을 한 적이 있어요. 아침 6시에 일어나 6시 30분에 출발하고 5시 퇴근해서 집에가면 7시가 넘는 힘든 생활이었지만 초롱초롱한 눈빛을 가진 아이들을 보면서 그 힘든 것도 잊어버리고 너무 좋아서 보는 사람마다 아이들 자랑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아이들과 지난 4월에 학교 주변 논둑길을 걸어봤는데 그 때 우리반에서 제일 말썽꾸러기 남자녀석 두명이 길가에 핀 작은 들꽃들을 꺽어서 주데요..너무 좋아서 작은 종이컵을 꽃병삼아 교탁위에 놓았더니 그 모습을 본 아이들이 그날 점심시간에 학교 담을 넘어 논둑위에 쭈그리고 앉아서 뭘 하더라고요. 깜짝 놀라 소리쳐서 들어오게 하니 덩치 큰 아이들 손에 있는 작은 들꽃들을 보면서 이 책에 나오는 김선생님처럼 큰 감동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아이들도 선생님도 큰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를 생각해주고 배려해주는 작은 마음으로 인해 서로에게 더 많은 사랑을 주고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정을 더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우리 친구들도 또 부모님도 그리고 학교에 계신 선생님들도 함께 읽어보면 좋은 책인거 같습니다. 이렇게 좋은 책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겨운 내용, 한폭의 수채화같은 그림이 가득 실린 책입니다.^^* l 박소진 l 14199
도회지에서만 살아오던 김 선생님이 첫 발령을 받아간 곳은
면 소재지의 열두 학급짜리 아담한 학교였습니다.
발령이 난 이듬해에 김 선생님은 6학년을 맡게 되셨죠.
선생님이 맡으신 반에는 보선이란 '들꽃 아이' 가 있었어요.
지각이 잦고 공부는 뒤떨어지지만 맡은 일을 열심히 하고
무엇보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매일매일 들꽃을 꺾어와 선생님 책상 화병에 꽂아주니 김 선생님이 가장 먼저 익힌 아이였지요.
아이들이 꽃 이름이 궁금해 자신에게 물어와도 대답 한번 시원하게 못해주는 자신이 싫어
김 선생님은 식물 도감까지 사들고 꽃이름을 공부하십니다.

그러던 어느 날,
김 선생님은 장심부름을 다녀오느라 5교시 수업에 늦은 보선이를 혼내시게 되네요.
종숙이가 보선이가 손전등을 가지고 학교에 다닌다는 말을 전해 듣고 깜짝 놀란 선생님은
여름방학하기 며칠 전 보선이네 집에 직접 찾아가 보시기로 합니다.
보선이네 집으로 가는 숲속길을 걷는 동안
보선이 얼굴이 생각나게 하는 수많은 들꽃들로 너무나 즐거워하시는 선생님~~
두 갈래 길을 만난데다 어둠까지 짙게 깔려 무섭기도 했지만
손전등을 가지고 다녀야 할만큼 이렇게 먼 길을 보선이 혼자서 다녔다는걸 알고
늘 지각하고 손전등을 가지고 다니는 보선이를 이해하게 되시죠.
어렵사리 찾아간 보선이네 집에서는 다섯 집뿐인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선생님께 각종 귀한 음식들을 대접하며 환영해줍니다.
보선이와 선생님은 남은 6학년 생활도 잘 지낼 수 있을까요?? ^^

여러분도 저마다 학교가는 길에 대한 재밌고 소중한 추억이 있으실꺼예요.
저같은 경우엔 365일이면 300일 정도는 감기를 달고 살아서
저학년때까지만 해도 엄마가 늘 업어서 학교 문앞까지 데려다 주시곤 했답니다.
엎어지면 코 닿을만큼 가까운 거리였는데도 말이죠.
엄마가 고생하시는걸 몰랐던 철없던 시절이라 학교 문앞에 가면
엄마 등에서 내리겠다고 발버둥을 쳤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네요. ^^;;
전 그렇게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학교도 제 발로 걸어가지 않았는데
보선이는 얼마나 힘겨웠을까요??
학교가 파하고 집에 갈때면 조금만 늑장을 부려도
숲속길이 금세 칠흑같이 어두워졌을테니 손전등을 늘 들고 다녔던게 이해가 됩니다.
6학년이면 아직도 어린데 그 먼길을 혼자 다녔으니
밤이 되면 울어대는 부엉이나 각종 짐승들 소리, 나뭇잎을 스치는 소리만 들어도
혼자서 얼마나 놀라고 무서웠을까요??
그런 무섭고 외로운 등하교길을 수많은 들꽃들을 길동무 삼아
흥겨운 콧노래까지 부르며 다녔을 보선이모습을 생각하니
기특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안쓰럽기도 하네요.

들꽃들 이름을 가르쳐주기 위해 식물 도감까지 사서 공부하시고
보선이의 어려움을 이해하기 위해 그 먼 길을 서슴없이 달려가는
김 선생님의 제자를 사랑하는 따스한 맘이 느껴져 이 책이 더 정겨웠어요.

책의 내용도 더없이 따스하고 정겨웠지만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수많은 들꽃들과
보선이네 집을 찾아가는 김 선생님이 거니시는 숲속길의 그림이였어요.
이 책의 그림작가이신 김동성 선생님께서 얼마나 정성을 다해 그리셨는지
수많은 들꽃들이 실제로 향기를 풍기고 김 선생님과 같이 숲속길을 저도 함께 걷는 기분이 들었답니다.
보선이가 매일 꺾어다준 들꽃들이
김 선생님과 같은 반 아이들의 마음을 환하게 밝혀주었듯이
'들꽃 아이'의 그림들이 제 맘까지 환하게 해주는 것 같았어요.
보선이의 해맑은 웃음도 제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것 같았고요. ^^

선생님이 꽃들의 이름을 몰라 답답하셨듯이
저도 이 책을 보면서 그 꽃 이름을 알려주셨으면 어땠을까 약간은 아쉬운 맘이 들었어요.
마지막 페이지에 책에 소개된 각종 들꽃들의 사진과 간단한 설명만 덧붙여주셨더라면
더 완벽한 책이 됐겠단 생각을 했답니다.

요즘 들어 몸도 마음도 힘든 제게 가뭄에 내리는 단비처럼 정말 제 맘을 시원하게 해주는 책이었어요.
책 내용뿐 아니라 한편의 화집을 장만한 뿌듯함까지 들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

들꽃아이, 서른 몇 해 전 나를 만나다. l 원점순 l 14208
활짝 핀 진달래를 한주먹 꺾어 들고 웃고있는 보선이가 표지를 장식하고 있다.

그리고 뒷 표지엔 내 그리운 고향의 풍경이 펼쳐져있다. 쓰러져가는 울타리엔 아마도 호박넝쿨이 가득 뻗어있겠지. 저녁이면 허름한 초가의 키낮은 굴뚝에서 하얀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를 것이다. 그리고 순옥이네 앞마당에 모여 해가 지도록 공기놀이, 땅따먹기 놀이, 자치기를 하던 코흘리개 아이들이 "**야 밥먹어라"하는 엄마 목소리를 듣고 후다닥 골목을 내달려 집으로 돌아갈 것이다. 마당에 펼쳐놓은 멍석위엔 낡은 소반에 소박한 저녁이 차려져 있으리라. 매캐한 모깃불냄새와 멀지않은 외양간에서 풍겨오는 두엄냄새가 섞여든 저녁식사. 상을 물린 자리에 그대로 드러누워 별바라기하다가 어느새 골아떨어진 까만 여자애. 바로 보선이다. 아니 내 모습이다.

그야말로 첩첩산중.

십오리를 걸어서 학교를 다녔다. 허리에 책보를 질끈 동여매고 검정고무신을 신은 아이의 소매는 콧물의 흔적으로 반질반질했다. 감자가 반절넘게 섞인 칙칙한 색깔의 밥. 쌀은 20%도 안됐던것같다. 가마솥 가장자리에 한주먹 따로 않쳐 하얗게 퍼주시는 할머니 밥그릇을 얼마나 탐을 냈던가.

닷새마다 장이서고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면소재지에 위치한 보선이네 학교로 첫 발령을 받은 김선생님. 선생님 책상에 매일 다른 들꽃을 꺾어다 꽂아놓는 순수한 산골아이 보선이. 식물도감을 찾아가며 들꽃들에 대해 공부하시는 영혼이 맑은 선생님의 모습에서 30여년 전 내 어린시절로 돌아가 그때의 아버지 같았던 선생님들을 떠올려본다. 가정방문하러 오셔서 모내기를 도와주시기도하고, 할머니 손을 붙잡고 "어머니"하고 부르며 눈물흘리시던 선생님.

보선이는 가끔 장심부름을 하느라 학교에 지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손전등을 가지고 다닌다. 경험이 없는 선생님은 보선이의 손전등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보선이를 이해하고자 노력한다. 그리고 여름방학을 며칠 앞둔 토요일을 잡아 보선이네 집에 가정방문을 하기로 한다.

미뤄두었던 빨래며 청소를 마치고 학교 아저씨의 자전거를 빌려타고 따릿골 보선이네 집을 찾아가시는 선생님. 그러나 곧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없는 오솔길을 만난다. 풀씨하나하나에까지 터를 내주고 사이좋게 살고 있는 숲속 식물들의 정경에 감동받는 선생님의 모습이 생생하게 와 닿는다. 그리고 보선이가 가져오는 들꽃들 하나하나의 소리에 귀기울인다.

숲속에 어둠은 빨리 찾아오고, 드디어 보선이가 손전등을 가지고 학교를 다닐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이해하게 된다. 어둠을 밝힌, 저 멀리로 보이는 보선이네 마을을 발견했을때 선생님의 마음이 어땠을까? 마을의 모든 이웃들이 모여앉아 선생님을 기다리는 순박한 퐁경이 가슴을 찡 울린다. 겨울에 눈이 많이 내려 보선이는 학교에 못나오는 날들이 많아지고, 결국 졸업식에도 참석하지 못한다. 보선이에게 줄 선물인 ’안네의 일기’를 맡겨놓고 군에 입대하기위해 고향으로 돌아가야 할 선생님. 마지막장엔 창밖으로 함박눈이 펑펑 쏟어지는 풍경을 바라보는 선생님의 뒷모습이 그려져있다. 선생님이 떠날때까지 한번도 보선이를 만나지 못할것이라는 복선처럼 느껴진다. 김선생님의 마음이 전이되어 너무도 안타깝다.

산골마을, 또 다른 보선이인 나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자꾸만 목소리가 잠겼다. "엄마 목소리가 이상해, 우시려고 할때 목소린데..." 책을 읽어주다가 나의 이런 모습을 아이들은 흔히 보지만, 두 아이들이 연신 내 얼굴을 쳐다본다. 산골짜기를 다람쥐처럼 헤매며 교실 난로의 불쏘시개로 쓸 솔방을을 줍던 친구들은 모두 어떻게 살고있을까? 그리고 산골분교에서 코흘리개들을 자식처럼 가르치셨던 몇 분 선생님은 .... 보선이를 따라서 난 아주 아주 오래전의 어린 나를 만났다. 그리고 코흘리개 친구들과 한교실에서 두 학년이 공부했던, 마을에 오직 하나였던 단층콘크리트 아담한 분교의 구석구석을 모두 돌아보았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자꾸 목이 잠긴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아마도 돌아갈 수 없는 시간들에 대한 그리움때문이 아니었을까?

김선생님같은 분, 돌아가신 임길택 선생님 같은 분들이 많은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감동’이란 말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정말 좋은 책이다.

주위의 모든이들에게 추천하고,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9월부터 시작되는 수업을 위해 도서목록을 만들고 있는데, 다른 책들을 밀어내고 첫번째로 아이들과
만날 책이다.

우리가 잃어버린 그 길 l 정진아 l 14197
며칠 째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어제는 하루도 쉬지 않고 내리는 비에게 너도 하루쯤 쉬어야 되지 않겠냐고, 해가 너무 게을러져서 큰일이라고, 서로 돌아가며 공평하게 일하라고 잔소리 좀 했습니다. 잔소리는 했어도 가만히 내다보고 있으면 비 내리는 바깥 풍경은 참 고요합니다. 온 세상이 비로 흠뻑 젖고, 고운 빛깔의 우산들 속에서 사람들은 좀 더 다정해지는 것 같습니다. 몸서리치게 짙푸르던 초록빛, 쨍쨍하게 따갑던 햇빛이 그 열기를 식히고 차분하게 가라앉았습니다. 꼭 김동성 님의 그림 같습니다. 김동성 님이 그려내는 초록과 황토빛이 감도는 갈색은 아득하고 신비합니다. 마음 깊은 곳에 남몰래 숨겨두었던 현 하나가 ‘둥’하고 낮게 울리는 듯하고 그 찌르르한 진동에 설레게 됩니다.

<들꽃 아이>의 그림은 <엄마마중>을 닮았습니다. <엄마마중>의 마지막 그림, 초록빛 하늘에서 함박눈이 한가득 쏟아지던 장면이, 이 책의 여름풍경과 비슷하게 겹쳐옵니다. <엄마마중>에서 눈이 날리던 초록빛 하늘에 <들꽃 아이>에선 총총한 여름 별빛이 은은하게 박혀있기도 합니다. 선생님이 깊은 산골에 사는 보선이네를 찾아가는 울창한 숲길은 숨이 턱 막힐 만큼 초록이 곱습니다. 당장에라도 시원한 매미 소리, 재잘대는 새들의 지저귐이 들려올 것만 같습니다. 김동성 님의 그림에서 초록은 나무와 풀에만 있는 게 아니라 학교 창틀에, 교무실과 교실 문에, 칠판과 게시판에, 보선이의 티셔츠에, 그리고 유리창으로 쏟아지는 햇빛에도 이끼처럼 피어있습니다. 그 초록이 황토빛 갈색과 어우러져 시간을 거꾸로 되돌립니다. 아련한 추억과 향수를 길어 올립니다.

그림책 속의 사람들은 김동성 님의 황토빛 갈색이나 초록과 비슷합니다. 은은하고 수줍은 표정들입니다. 선생님과 아이들이 책상에 둘러앉아 식물도감에서 꽃 이름을 찾으며 즐겁게 웃는 그림에서조차 요란스럽고 소란스러운 기운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이 책은 제목과 표지에서 드러나듯 고요히 ‘여자 아이’의 세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식물도감을 보며 선생님과 웃고 있는 아이들 사이에 남자 아이는 끼어들지 못했습니다. 활동적이고 외향적인 남자 아이의 세계는 이 그림책에서 주변으로 물러나 있습니다. 곱고 여리고 잔잔한 사람들의 뚜렷하게 드러내지 않는 표정에서 그들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느끼게 됩니다.

글에서는 책 속 선생님의 순수한 열정이 보입니다. 다른 선생님들께 보선이가 꺾어온 꽃 이름을 물었다가 면박을 당하자 “왠지 온몸을 바늘에 찔린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하고 책방을 뒤져 식물도감을 사다가 꽃에 대한 공부를 하기도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식물도감을 펴놓고 꽃 이름을 찾아보기도 하고, 급기야 어느 선생님도 찾은 적이 없었던 보선이의 집을 찾아가기도 하지요. 그런 선생님께 보선이는 진달래꽃을 시작으로 산과 들에 피어나는 온갖 꽃들을 선물합니다. 가난하고 먼 길을 걸어 학교에 다녀야 하고, 장심부름을 하느라 수업시간에 늦기도 하는 보선이지만 생활기록부에 쓰인 대로 ‘공부는 뒤떨어지나 정직하고 맡은 일을 열심히“하는 성실한 아이이고 꽃처럼 고운 마음을 가졌습니다.

순수하고 고운 마음을 가진 선생님과 제자가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특별하고 유난한 사건이 없는데도 가슴을 먹먹하게 만듭니다. 손전등을 챙겨서 학교를 가야 하는 아이, 손전등에 들어갈 전지를 사느라 수업에 늦는 아이, 눈이 내리면 결석해야 하는 아이, 학교와 집을 오가는 길에서 사람보다 나무와 풀과 꽃들을 더 많이 만나는 아이를 통해서 선생님이 오히려 세상살이를 더 배웠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이 내 앞에 놓이게 된 것일 테고요.

이미 1997년 마흔 여섯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셨다는 임길택 선생님께서 ‘들꽃 아이’에 대해 남기신 글을 읽다가 더 가슴이 아파집니다.
“‘들꽃 아이’에 나오는 보선이도 실제 아이다. 이름 또한 그대로 썼다..... 지금 아이들이 보선이가 걸었던 길을 잃어버렸다는 게 안타까워 이 이야기를 썼다. 이런 길을 잃었다는 것은 바로 우리의 꿈을 잃어버린 거나 같다고 보기 때문이다.” (임길택 산문집 <나는 우는 것들을 사랑합니다>)
그러게요, 지금 아이들은 꽃도 나무도 풀도 볼 수 없는 길을 가고 있네요. 학원버스에 짐짝처럼 실려서 피곤하고 지친 눈을 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우리는 무엇을 보여주고 어떤 길을 가라고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 책의 마지막 그림에서는 뿌연 유리창 너머 초록빛 하늘에서 눈이 내립니다. 마치 <엄마마중>에서처럼요. 그렇게 눈이 내리는 바깥 풍경을, 학교를 떠나야 하는 선생님이 반듯하게 정돈된 빈 교실에서 바라보고 있습니다. 저는 그 선생님의 뒷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어떤 말도 건넬 수 없는 뒷모습입니다. 그저 곁에 서서 잃어버린 그 길을 생각하며 한숨 돌리고 싶을 뿐입니다. 애잔하고 쓸쓸한 뒷모습이지만 곁에 서면 오히려 제가 위로를 받을 것만 같습니다. 아마 쉰을 넘긴 나이를 살고 있을 보선이는 어릴 때 선생님께 드렸던 꽃 선물에 대한 보답을 이 책으로 받았겠지요. 이 책을 보고는 눈물을 쏟지 않았을까요.

꽃보다 사람이 아름답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 저이지만, 어쩌다 가끔은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도 있나 봅니다. 참 아름다운 책입니다.

들꽃향기가 내마음 속 깊숙히 잊혀진 고움마음을 행복하게 깨워줍니다. l 한정현 l 6002
임길택 선생님의 `나는 우는 것들을 사랑한다.`를 이틀만에 읽었습니다. 큰 울림과 사랑이 가득한 책은 저의 무심함을 채찍질하고 저를 아름다움에 눈뜨게 해주었습니다.

2000년 3월쯤 메아리라는 동화책을 보면서 저는 길벗어린이와 친해졌습니다. 그 책은 마치 잃어버린 친구를 만난것처럼 저를 행복하게 했습니다.

그래서 임길택선생님과 김동성씨의 그림이 만난 들꽃아이는 저에게 더 큰 행복을 줍니다. 너무 좋아서 한 열 권을 사다가 좋아하는 사람 모두에게 선물해주고 싶습니다.

이렇게 좋은 책 만드는 길벗어린이 출판사 감사합니다.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과 같은 감동 l 김성주 l 16027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무엇을 전해주려 했을까?
들꽃아이가 보여준 순수한 마음과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지닌 들꽃이 아니었을까?

처음에는 그저 어린아이의 행동에 그리 기울이지 않았지만 차츰 보선이를 통해 알게된 들꽃과 자연
그 자연속에서 그 동안 잊고 살아왔던 동심과 순수한 마음
그 정체성을 찾게된 선생님
주위에서 흔히 볼수 있지만 많은 이들이 그냥 무심코 지나쳐버리는 들꽃
항상 그 자리에서 누군가 자기를 봐 주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 존재감만으로도 세상의 한 자리를 채우고 있음을 조용히 아주 조용히 알리고 있다.
보선이는 집에까지 가는 길고긴 시간동안 들꽃들과 친구가 되고 들꽃으로부터 받은 순수한 향기를 선생님과 주위 사람들에게 나눠주면서 기쁨을 주는 존재인 것이다.
그림은 하나하나에서 보는 것만으로 끝날수 있는 부분이 아닌 마음으로 느낄수 있는 편안함과 먼 추억속으로의 회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읽고 보는 것으로 책을 덮기엔 아쉬운 점이 많다.
그 안에서 풍겨나오는 들꽃의 향기와 주인공의 순수한 마음 작가가 느끼고 알려주고 싶은 메세지를 알고 느낀후에 비로소 잠시 쉴수가 있을것 같다,
예전 동심으로 돌아가 내가 살던 시골의 풍경속에 나의 추억속에 함께했던 들꽃을 떠올리며 입가에 나도 모를 미소를 지으며 책을 덮는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l 박희정 l 18365
이 책을 보면서 풍요로운 지금을 사는 우리 아이들이 진정 행복한가 의문이 생깁니다.
길가에 피어난 이름모를 꽃에게도 그만의 향기가 있고 불어오는 바람소리에도 귀기울일 줄 아는 주인공 보선이.
저도 뭐 나이가 그렇게 든건 아니지만 내 어린시절을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인것 같네요.
들로 산으로 물소리 새소리 이런 어린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해 준 아주 예쁜책이네요.
우리 아이들도 이 책을 보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작은것에 감사할 줄 아는 아이들이 되었으면 하네요.

잊고산 감성을 톡톡톡 l 임정애 l 14865
"들꽃아이"
"똥 누고가는 새"에 홀딱 반했던
임길택 선생님 글이어서 안 읽을 수 없었고
또한 김 동성 선생님의 그림을 안 볼 수가 없었지요.

들꽃을 한아름 안고 수줍은듯 웃고 있는 보선이의 모습과
스무해의 일. 도회지에서만 살아오던 김 선생님이 첫 발령을 시작으로책은 쓰여집니다.
들꽃이 시들기전에 또 다른 들꽃을 꽂아 놓는 보선이
이런 보선이가 손전등을 가지고 학교에 다닌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선생님은 깜짝 놀랍니다.
아무래도 이해가 가질 않았기 때문이지요.
선생님은 방학 전에 보선이네 집엘 한 번 찾아가 봐야겠다고 마음을 굳힙니다.
더위가 한풀 꺾이자 선생님은 학교 아저씨의 자전거를 빌려 타고서
곧장 보선이가 사는 따릿골을 향해 나아갑니다.
좁다란 오솔길이 나오자 더 이상 자전거를 끌고 갈 수가 없었지요
혼자 걷는 길이건만, 각시취며, 개쑥부쟁이 같은 수많은 들꽃들이
보선이의 얼굴이 되어 길동무를 해줍니다.
해가 기울자 숲속은 조금씩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비로소 선생님은 보선이가 손전등을 가지고 다니는 걸 이해할 수가 있었지요.
겨울 방학이 끝나고 졸업 날짜를 잡은 날부터 선생님은 큰 걱정을 하나 갖게 됩니다
겨울 동안 쌓인 눈이 응달쪽엔 그대로 있는데, 그 무렵 또 자주 눈이 내렸고.
그래서 보선이는 쭉 결석을 하고 있었고
졸업하는 날에도 끝내 보선이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지요
늦가을 날 보선이가 꺾어 왔던 노박덩굴이
그때의 노란 빛깔을 그대로 간직한 채 아직도 선생님 책상 뒤에 걸려 있고
창밖엔 어젯밤부터 내리던 눈이 그칠 줄 모르고 내리고
어쩌면 보선이도 지금 그 눈을 바라보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김 선생님의 눈가엔 어느새 눈물이 고입니다.

짧지만 잊고산 감성을 톡톡톡 생생하게 깨워주는 동화
김동성선생님의 자연을 그대로 보여주는듯한 색채의그림은
편안하게 책과 하나됨을 만들어 줍니다.

책속의 김선생님이 살아 생전 임선생님의 모습이 아니였을까요?
수줍은듯 웃는 보선이는 어린시절 바로 내가 아니였을까요?

먼길을 걸어 오늘도 보선이는
수줍은듯 웃음을 보이며 내 아이와 나에게로 옵니다.

잊혀져 가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 들꽃 아이 l 박정희 l 9027
읽는 내내 내가 알고 지냈던 어렴풋한 유년 시절의 기억들이 새록하게 떠오르기만 하네요.
어렷을적 학교 오솔길을 지나갈때면 그토록 피어났던 개망초며, 진달래, 쑥부쟁이, 민들레,참나리꽃등-
그땐 그 오솔길에 그리 피고도 그저 지나치기 쉬웠던 기억들-
그냥 피다가 지는거겠지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그 흔하디 흔한 들꽃 조자도 귀하고 소중한 요즘이지요.

잊혀져 가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

들꽃아이를 펼쳐보고 아이와 함께 읽어주노라면
정말 내 어렷을적 기억이 왜 그리도 더듬어볼수 있었던지...
난 참으로 행복하고도 소중한 유년시절이었구나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아이에게 전해줄수 있는 옛날 20년전의 엄마때 묻어났던 소소한 행복들...
들춰보는 재미 또한 새록했구요.
아이에게 전해줄수 있는 들꽃아이와 첫 발령 받은 선생님만의 따뜻한 애정도 함께 찾아볼수 있었습니다.

발그레 웃어줄수 있는 선생님과 아이들의 존재.
때 묻지 않은 순수함에 아이와 함께 고이 간직할수 있는 계기와 함께-
들꽃 아이 책 한권을 통해서 아이와 함께 잊혀져 갈듯한 들꽃들의 종류와 생김새며 쉽게 맡아볼수는 없었지만 한번쯤 우리의 들꽃을 찾아볼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져봐야 할것 같네요.

어둠속에서 찾은 빛...내가 알고 잊혀져 갈 듯한 들꽃들...
유년시절 섬마을 선생님이 떠오르네요.
제가 자라고 커갔던 곳도 작은 섬이라면 섬일정도로 작은 마을이었는데...
아쉽게도 임길택 작가님의 작품을 더 찾아보고 싶었는데...
작고하신게 한편으로 맘이 싸하네요.
저희 친정아버지도 폐암선고로 돌아가셔서 그 기억이 새록히 묻어납니다.
잊혀져 갈수 있는 임길택 작가만의 소소한 추억을 한폭의 영화마냥 엮어진 들꽃아이...
우리 아이기 더더욱 커가고 자라겠지만...
마음만은 소중한 추억으로 오래 오래 두고 보았으면 좋을듯싶어요.

김선생님과 들꽃 소녀 l 최은주 l 18454
들꽃아이는 임길택님의 동화집 [산골 마을 아이들](창비)에 수록 된 단편동화를 길벗어린이에서
그림동화로 다시 출판 한 것이다. 이 좋은 글이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고 그냥 묻혀 질 뻔 했던
것이다. 김동성님의 그림과 너무 잘 어우러져 풍경화 속을 걷는 듯 했다.
글을 읽는 동안 그 학교에 가 있는 듯 했고 , 그 산골 속에 가 있는 듯 해 숨을 들이 마시곤 했다.
첫 부임한 새내기 선생님의 아이들을 향한 마음과 보선이가 다녔던 그 아름다운 길이 잘 담겨져 있는
예쁜 책이다.

도회지에서만 살 던 김 선생님은 첫 발령으로 열 두 학급이 있는 면 소재지의 학교로 오게 되었고
이듬해 6학년을 맡게 되었다. 초등학교 마지막 학년이라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책상에 꽃병 가득 진달래 꽃이 꽂혀 있었다.
"누가 꺾어 온 거지?" "보선이가요."
보선이는 선생님 책상의 꽃당번인 양 예쁜 꽃들을 계속 꽂아 주었다.
보선이의 생활기록부에는지각이 잦아 '공부는 뒤떨어지나 정직하고 맡은 일을 열심히 함'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 당시는 먹고 살기 어려운 때고 농사 짓는 사람이 많을 때라 모 심는 때가 되면 학교도 자율학습에 들어가고 아이들도 농사 일을 거두느라 결석이 잦을때였다. 특히 여자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것을 달가와 하지 않았다. 집안 일을 많이 해야하는 아이들에게 공부 할 시간이 없어 성적이 잘 나오기를 바라기는 어려웠다.

어쩌다 모양이 신기하고 예쁜 꽃을 보면 아이들이 이름을 물을 때가 있었는데,그때마다
'모른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해야 하는 선생님은 낯 뜨거울 때가 많았습니다. 사실 아이들은
선생님이게 무얼 물으려면 벼르고 벼른 다음에야 용기를 내곤 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은
어떤 물음에도 성실히 대답해 주려고 마음 먹고 있는데, 꽃 이름에 대해선 도대체 자신이
없었습니다.(10p)

김선생님의 아이들에 대한 마음이 너무 잘 나타나 있다.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질문을 할 때
몇 번이나 할까 말까를 망설이다 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나 학교 다닐 때가 생각이 났다.
나 또한 수줍움 많은 아이여서 이런 마음이었는데 그 때도 선생님들이 김선생님처럼 이해하고
있었을까?

아이들이 보선이가 벌써부터 손전등을 가지고 다닌다는 말을 듣고서 학기가 끝나기 전에
보선이네 집에 한 번 다녀오기로 했다. 멀면 얼마나 멀까하는 마음이 들었다.
"참,보선아, 내가 오늘 너희 집에 놀러 가려 하는데 가도 될는지 모르겠다."
"오세요!'
도시락을 손으로 가리고 먹는 보선이가 뜻밖에도 밝게 웃으며 대답해 놀랬다.
선생님이 가정 방문 하신다고 하면 왜요라고 묻고 오시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보선이는
바라고 있었던 모양이다.

선생님은 천천히 준비하고 가면 되겠거니 생각하고 더위가 한풀 꺾인 후 집을 나섰다.
보선이가 걸어 다닌 그 숲을 감상하면서... 가도 가도 집은 나오지 않고 어두워졌다. 보선이가 손전등을
벌써부터 가지고 다닌다는 이유를 알게 된 것이다. 숲 길에서 길을 잃고 헤매이면서도 되돌아 갈 생각은
절대 하지 않았다. 기다리고 있을 보선이를 생각하면서. 10시가 넘어 도착했을 때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기다리고 있었다. 30년 전 학교가 생긴 이 후 선생님이 처음 오신 것이라고 한다.

겨울이 되어 계속 눈이 내리고 산골 아이 보선이는 눈 때문에 학교를 나오지 못했다. 졸업식을
하는 그 날까지도. 보선이에게 주려고 사 두었던 [안네의 일기]를 옆 반 선생님에게 맡겨두고
입대를 하러 떠나는 김선생님.

도시에서만 자란 나는 시골 학교의 이런 모습은 잘 모른다. 책으로 읽고 TV,영화로만 접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에게 엄마 어릴 적 이야기를 특히 해 줄 것이 없었다. 시골에 대한 향수가 없었기에.
아이들은 아빠한테 10리 걸어서 학교에 다닌 이야기들을 듣고, 눈 많이 오면 학교에 못 가고 산에 토끼
잡으러 갔던 이야기들을 듣고 있다. 그러면 아이들은 학교에 안 가서 좋겠다고 한다. ㅎㅎ 시골이 좋고
시골에서 살고 싶은데 시골 학교는너무 멀고 무서워서 싫다고 한다.

보선이도 눈이 오면 학교에 가지 않아 좋았을까? 아니 보선이는 학교에 가지 못하게 된 것을 가슴 아파했을
것이다. 눈이 빨리 그치기만을 기다렸을 것이다.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고 싶고, 그 들꽃 길을 걸으면서
학교에 가고 싶었을 것이다. 보선이와 그 길을 다시 만나고 싶다.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내 아이들과 봄을 생각하며 l 최수진 l 25692
김동성님의 그림은 항상 따스함과 감동을 준다.
내가 그분을 처음 만난 건 '책과 노니는 집'이다. 단순히 문학동네 어린이 도서여서 호기심에 읽었는데 그 투박하면서 뭔가 따스한 게 느껴졌다. 까탈님이 김동성님이라고 알려주셔서 나도 모르게 그 분의 작품에 살짝 손이 갔고 그러다 보니 꽤 여러 권을 읽게 되었다.

물론 제일 감동인 작품은 아이의 빨간 코가 내 콧등을 시큰하게 만들어 준 '엄마마중'
(그리고 새로이 알게 된 결말로 내심 흐뭇하다)
그리고 이번에 만난 책은 12월말에 제 3회 CJ 그림책축제에서 만난 원화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들꽃아이'
진달래 속에서 웃고 있는 아이의 소박한 모습에 웃음이 지어진다.
그리고 내 아이들을 생각하게 하고 봄이 무척 기다려진다.

매일 새로운 꽃을 꺾어 선생님 책상 위에 놓아주는 보선이
보선이가 놓아준 꽃으로 정물화를 그리기도 하고 식물도감에서 찾아 이름을 알려주는 선생님
손전등을 들고다니는 보선이가 이상하게 생각된 선생님은 여름방학 전 토요일에 보선이의 집을 방문하기로 약속한다.
점심을 먹고 빨래와 청소를 마친 후 더위를 피해 따릿골로 향한다.
울창한 나무와 꽃들 속을 걸으며 냄새도 맡으며 감탄을 한다.

해가 기울고 숲은 어두워지고 갈림길에서 헤매지만 이내 제자리를 찾고 보선이의 손전등을 이해한다.
이미 10시가 넘었지만 마을 사람들은 선생님을 기다렸고, 푸짐한 저녁을 먹고 12시가 넘어서 잠자리에 들었다.
정겨운 그림이 들뜬 분위기와 30년 전 학교가 세워진 후 마을을 찾아준 첫번째 선생님을 기다린 마을 사람들의 기쁨이 느껴진다.

겨울방학이 끝나고 졸업이지만 자주 내린 눈으로 보선이는 결석을 했다.
창밖의 눈을 바라보며 보선이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는 김선생님
선생님의 모습에 가슴 한켠이 찡해진다. 요즘엔 이런 관계가 얼마나 있을까 싶다.

비록 선생님과 보선이의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선생님의 마음을 보선이도 느꼈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선생님의 선물인 '안네의 일기'
김동성님의 또다른 작품인 '간송 선생님이 다시 찾은 우리 문화 유산 이야기'와 '꽃신: 김소연 동화집'은 이미 준비해두었고 아이와 천천히 읽으려고 한다.
원본주소: http://blog.yes24.com/document/3191079

들꽃 아이, 바로 내 모습 l 원점순 l 14208
활짝 핀 진달래를 한주먹 꺾어 들고 웃고있는 보선이가 표지를 장식하고 있다.
그리고 뒷 표지엔 내 그리운 고향의 풍경이 펼쳐져있다. 쓰러져가는 울타리엔 아마도 호박넝쿨이 가득 뻗어있겠지. 저녁이면 허름한 초가의 키낮은 굴뚝에서 하얀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를 것이다. 그리고 순옥이네 앞마당에 모여 해가 지도록 공기놀이, 땅따먹기 놀이, 자치기를 하던 코흘리개 아이들이 "**야 밥먹어라"하는 엄마 목소리를 듣고 후다닥 골목을 내달려 집으로 돌아갈 것이다. 마당에 펼쳐놓은 멍석위엔 낡은 소반에 소박한 저녁이 차려져 있으리라. 매캐한 모깃불냄새와 멀지않은 외양간에서 풍겨오는 두엄냄새가 섞여든 저녁식사. 상을 물린 자리에 그대로 드러누워 별바라기하다가 어느새 골아떨어진 까만 여자애. 바로 보선이다. 아니 내 모습이다.

그야말로 첩첩산중.
십오리를 걸어서 학교를 다녔다. 허리에 책보를 질끈 동여매고 검정고무신을 신은 아이의 소매는 콧물의 흔적으로 반질반질했다. 감자가 반절넘게 섞인 칙칙한 색깔의 밥. 쌀은 20%도 안됐던것같다. 가마솥 가장자리에 한주먹 따로 않쳐 하얗게 퍼주시는 할머니 밥그릇을 얼마나 탐을 냈던가.
닷새마다 장이서고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면소재지에 위치한 보선이네 학교로 첫 발령을 받은 김선생님. 선생님 책상에 매일 다른 들꽃을 꺾어다 꽂아놓는 순수한 산골아이 보선이. 식물도감을 찾아가며 들꽃들에 대해 공부하시는 영혼이 맑은 선생님의 모습에서 30여년 전 내 어린시절로 돌아가 그때의 아버지 같았던 선생님들을 떠올려본다. 가정방문하러 오셔서 모내기를 도와주시기도하고, 할머니 손을 붙잡고 "어머니"하고 부르며 눈물흘리시던 선생님.

보선이는 가끔 장심부름을 하느라 학교에 지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손전등을 가지고 다닌다. 경험이 없는 선생님은 보선이의 손전등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보선이를 이해하고자 노력한다. 그리고 여름방학을 며칠 앞둔 토요일을 잡아 보선이네 집에 가정방문을 하기로 한다.
미뤄두었던 빨래며 청소를 마치고 학교 아저씨의 자전거를 빌려타고 따릿골 보선이네 집을 찾아가시는 선생님. 그러나 곧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없는 오솔길을 만난다. 풀씨하나하나에까지 터를 내주고 사이좋게 살고 있는 숲속 식물들의 정경에 감동받는 선생님의 모습이 생생하게 와 닿는다. 그리고 보선이가 가져오는 들꽃들 하나하나의 소리에 귀기울인다.
숲속에 어둠은 빨리 찾아오고, 드디어 보선이가 손전등을 가지고 학교를 다닐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이해하게 된다. 어둠을 밝힌, 저 멀리로 보이는 보선이네 마을을 발견했을때 선생님의 마음이 어땠을까? 마을의 모든 이웃들이 모여앉아 선생님을 기다리는 순박한 퐁경이 가슴을 찡 울린다. 겨울에 눈이 많이 내려 보선이는 학교에 못나오는 날들이 많아지고, 결국 졸업식에도 참석하지 못한다. 보선이에게 줄 선물인 ’안네의 일기’를 맡겨놓고 군에 입대하기위해 고향으로 돌아가야 할 선생님. 마지막장엔 창밖으로 함박눈이 펑펑 쏟어지는 풍경을 바라보는 선생님의 뒷모습이 그려져있다. 선생님이 떠날때까지 한번도 보선이를 만나지 못할것이라는 복선처럼 느껴진다. 김선생님의 마음이 전이되어 너무도 안타깝다.

산골마을, 또 다른 보선이인 나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자꾸만 목소리가 잠겼다. "엄마 목소리가 이상해, 우시려고 할때 목소린데..." 책을 읽어주다가 목소리가 젖는 나의 이런 모습을 아이들은 흔히 보지만, 두 아이들이 연신 내 얼굴을 쳐다본다. 산골짜기를 다람쥐처럼 헤매며 교실 난로의 불쏘시개로 쓸 솔방을을 줍던 친구들은 모두 어떻게 살고있을까? 그리고 산골분교에서 코흘리개들을 자식처럼 가르치셨던 몇 분 선생님은 .... 보선이를 따라서 난 아주 아주 오래전의 어린 나를 만났다. 그리고 코흘리개 친구들과 한교실에서 두 학년이 공부했던, 마을에 오직 하나였던 단층콘크리트 아담한 분교의 구석구석을 모두 돌아보았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자꾸 목이 잠긴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아마도 돌아갈 수 없는 시간들에 대한 그리움때문이 아니었을까?
김선생님같은 분, 돌아가신 임길택 선생님 같은 분들이 많은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감동’이란 말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정말 좋은 책이다.
주위의 모든이들에게 추천하고,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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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아리 l 이주홍 / 그림 김동성 /2001-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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