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시리즈 소개
과학_권혁도 세밀화 그림책
과학_길벗어린이 과학그림책
과학_길벗어린이 자연·생태
과학_길벗어린이 지식 그림책
과학_사계절 생태놀이
과학_심플 사이언스
과학_초등 과학
만화_G.그래픽노블
만화_사이언스 코믹스
만화_사탕의 맛
만화_어린이를 위한 심리학
만화_체리의 다이어리
문학_고정순 그림책
문학_길벗어린이 문학
문학_길벗어린이 빅북
문학_길벗어린이 옛이야기
문학_길벗어린이 저학년 책방
문학_김영진 그림책
문학_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문학_둥둥아기그림책
문학_민들레 그림책
문학_보람그림책
문학_빨간 벽돌 유치원
문학_사노요코그림책
문학_신나는 책놀이
문학_에세이
문학_예술이된그림책,포스터북
문학_우리반 친구들
문학_인생 그림책
문학_작가앨범
문학_지원이와 병관이
아름드리미디어
예술·실용_길벗어린이 예술실용서
예술·실용_내가 처음 가 본 그림 박물관
예술·실용_내가 처음 만난 예술가
예술·실용_동요 그림책
지식·교양_길벗어린이 지식교양서
지식·교양_끼리끼리 재미있는 우리말 사전
지식·교양_라루스 어린이백과
지식·교양_재미있게 제대로
컴퓨팅사고력_헬로!CT
컴퓨팅사고력_헬로!CT(유아)
연령별 책 보기
교과과정별 책 보기
상 받은 책
추천 받은 책
저작권 수출 도서
Ȩ > å Ұ > ø Ұ > 문학_민들레 그림책 > 모기와 황소
모기와 황소
현동염 / 그림 이억배 | 2003-02-05  
   
34 /  258 x 258mm /  12,000 
ISBN_13 9788955820041 /
ø 문학_민들레 그림책 07
유아(4~6세), 초등 1~2학년(7~8세)
2009 볼로냐 아동도서전 (주빈국관 일러스트레이터 원화 전시 작가)  
õ 열린어린이 (선정도서) 
교보문고 (권장도서)
경기도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 (추천도서)
어린이도서연구회 (권장도서)
한우리 (권장도서)
아침독서신문 (초등 추천)
북스타트 (선정도서)
나이스북 (독서논술 선정)
동화 읽는 가족 (2003년 겨울 방학 추천도서) 
일본  
"이 책은 우리 창작 그림책 목록에 또 한 권의 아름다운 책을 올렸다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는 책입니다. 1949년 '어린이'지에 실린 현동염의 작품 '모기와 황소'에 한국의 대표적 일러스트레이터인 이억배 선생님의 그림이 어우러져 탄생된 책입니다. 이 책은 발표된지 반 세기가 지난 글이지만, 여전히 풍자와 해학의 개성 넘치는 세계를 어린이 문학으로 유감없이 보여주는 수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온갖 표정이 담긴 황소의 느긋한 눈매가 압권인 이억배 씨의 그림은 이 그림책의 느낌을 한 단계 더 높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억배 선생님은 이 책을 그려내는 데 1년여를 꼬박 바쳤습니다. 글에 나타난 익살과 내용이 여간하지 않다는 것을 안 작가는 꼬박 1년여의 시간을 작품을 다듬는 시간으로 사용했습니다. 그리하여 그 공들인 시간은 허풍떠는 모기와 겁 많은 기회주의 파리의 아웅다웅 다툼뿐 아니라, 간들거리는 모기와 폭발적인 힘을 숨긴 황소 사이의 팽팽한 긴장을 살아 있는 것으로 만들어냈습니다.


<모기와 황소>를 펴내며

동화작품을 그림책으로
그림책으로 펴낼 만한 동화를 찾던 중에 현동염 선생님의 <모기와 황소>를 만나게 되었다. <모기와 황소>를 읽으면서 작품 속에 담겨 있는 풍자와 해학이 그림책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등장인물이 모기, 파리, 병아리, 황소로 우선 크기가 엄청나게 다르다. 모기와 황소를 어떻게 한 화면에 담을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힘들게 함께 일한 그림책 작가 이억배
그림책 작가 이억배 씨와는 <솔이의 추석이야기>를 낸 이후로 몇 번 함께 작업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원고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몇 번 퇴짜를 맞았다. 나는 '모기와 황소'를 보면서 또 이억배 씨를 떠올렸다. 작가를 찾아가 슬쩍 작품을 보여줬다. 꼼꼼히 읽어 보고 연락하겠다고 했다. 늘 그렇다. 항상 꼼꼼하게 따지는 작가를 보면서 속으로 이번에도 또 퇴짜를 맞는 거 아냐 하고 걱정을 했다. 일 주일 뒤에 작가에게 연락이 왔다. 작품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억배 씨라면 내가 걱정했던 문제를 잘 풀어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사실 확인이 중요하다
파리가 소의 피를 빨아먹는 게 맞느냐는 작가의 질문이 있었다. 내가 먼저 알아서 확인할 일인데 조금 민망했다. 백과사전에 '쇠파리'가 소나 말의 피를 빨아먹는다고 나와 있었다. 국립보건원에 '파리'를 전공하신 연구원에게 질문하니 ""우리 농촌에서 흔히 말하는 쇠파리는 소등에일 경우가 더 많다. 소등에도 파리목에 해당하므로 별 문제가 없다.""는 답변이 왔다.

예스러운 문장을 어떻게 할까?
본문 가운데 모기가 파리에게 '검둥이'라고 부르는 장면이 두 곳 나온다. 혹시 이게 '겁둥이'가 잘못된 인쇄가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내용으로는 '겁둥이'가 잘 어울린다. 그래도 '겁둥이'가 표준어가 아니라 끝까지 망설이다가 그냥 원문대로 '검둥이'라고 썼다. 그 밖에도 사전에는 나오지 않는 입말체 글이 제법 있다. 어린이책이니 사전에 나오는 말로 바꿀까 아니면 주를 달아 줄까 고민했다. 끝까지 결정을 못 내리고 있을 때, 그림 작가가 그림을 보면 모든 뜻이 통하니 그냥 원문을 살려서 가자고 했다. 나도 어린이들이 예스러운 문장을 접하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해서 그대로 원문을 살려 실었다.

새로 태어난 <모기와 황소>
<모기와 황소>는 널리 알려져 있는 동화는 아니다. 현동염 선생님도 거의 자료가 없을 정도로 알려진 게 없는 작가다. 하지만 이제 <모기와 황소>는 다시 태어날 것이다. 이런 작업은 늘 부담스럽다. 부담스러운 작업을 마다않고 최선을 다해 준 작가 이억배 씨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그리고 새로 태어난 그림책 <모기와 황소>가 어린 독자들에게 사람받는 그림책이 되기를 바란다."
글 : 현동염

소파 방정환의 수제자로 수많은 아동문학작품을 남겼습니다. 1932년 “조합 간부로 노동운동을 하면서 소년 소설을 쓴다”는 기록이 있으며, 계급주의 아동 문학의 전성기에 『별나라』와 『신소년』에 글을 쓰면서 활동했습니다.
소파 방정환의 주도로 창간된 『어린이』지에 많은 작품이 실려 있으며, 동시집 『알암밤 형제』를 남겼습니다.

그림 : 이억배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나 미술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했습니다. 《솔이의 추석 이야기》, 《개구쟁이 ㄱㄴㄷ》, 《잘잘잘 1 2 3》, 《이야기 주머니 이야기》, 《오누이 이야기》, 《봄이의 여행》을 쓰고 그렸으며, 《모기와 황소》,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 《반쪽이》, 《5대 가족》 등 그림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비무장지대에 봄이 오면》으로 전미도서관협회(ALA)에서 주관하는 미국 베첼더 어워드 어너리스트로 선정되었습니다. 한 장의 그림이 어린이 마음속에 오래 남아 숨쉬기를 바라면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책엄마 하은숙의 이 책만큼은 꼭 읽으세요> 대전일보, 2009-12-22
...소의 털 하나까지 표현한 그림이 글의 이해와 감동을 자아낸다. 옛말과 오늘날의 말을 비교해보고 왜 이렇게 변했는지 생각해 보자.
[바로가기☞ http://www.daejonilbo.com/news/newsitem.asp?pk_no=858017]

"“약삭빠른 녀석들 혼쭐나볼래”

빈둥빈둥 놀면서 남의 피나 빨아먹고 사는 파리나 모기는 열심히 일하는 황소가 미련해 보였다. 그래서 황소를 우습게 보고 들러붙어 괴롭히다가 큰 코를 다친다. 점잖게 참고 있던 황소가 벼락처럼 휘두른 꼬리채에 맞아 나가떨어지고 만 것이다.

해방 전후에 활동한 아동문학가 현동염의『모기와 황소』는 이 간단한 줄거리에 반듯하지 못한 세태를 비판하는 날카로운 칼을 품고 있다. 소파 방정환이 만든 잡지 ‘어린이’의 1949년 5월호에 발표한 작품이니 반 세기가 넘었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풍자 정신은 세월의 풍화를 견디고 여전히 생생하게 다가온다. 작가는 변변찮은 파리 모기가 황소를 만만하게 보고 비웃다가 화를 자초하는 이야기를 익살맞고 통쾌하게 그리고 있다. 어린이를 위해 씌어진 100줄 남짓한 짧은 글이지만, 어른이 읽어도 좋을 빼어난 우화이다.

모기는 황소에 달려들었다가 나동그라진 파리를 비웃으며 으스대다가 결국 자신도 황소의 한 방에 나가떨어지고 만다. 그걸 보고 파리가 말한다. “그놈이 그처럼 남을 깔보고 남을 속이고 남의 피를 마음껏 탐내더니 그만 소 벼락을 맞고 말았구나.” 황소와 모기, 파리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닮았다. 작가는 파리의 입을 빌어 세태를 꼬집는다. “소로 말하면 피땀이 나도록 일을 하고 먹는데, 자네로 말하면 낮에는 이렇게 낮잠이나 자다가 저녁이 되면 슬쩍 나타나서 남의 살과 피를 공짜로 빨아 먹으려만 다니니, 그래도 죄스러운 생각이 없단 말야. 나도 역시 자네와 비슷한 놈으로 양심상 죄스러울 때가 많으니 말일세….”

이 책은 좋은 글과 좋은 그림이 결합한 아름다운 그림책의 보기라 할 만하다. 구수한 입말이 살아있는 힘있는 글도 훌륭하지만, 일러스트레이터 이억배의 정성을 다한 그림도 감탄스럽다. 황소와 파리, 모기의 잔털 한 오라기까지 놓치지 않으면서 황소의 눈매에 온갖 표정을 담아낸 솜씨는 압권이다. 순하고 느긋하게 내리 깔거나, 화가 나서 흘겨보거나, 얄미운 모기를 때려눕힐 기회를 보며 ‘요놈, 어디 두고 보자’ 하고 벼르는 황소의 눈매를 보는 재미가 글 읽는 재미에 못지않다.
--- 한국일보 책과세상 오미환 기자 (2003년 2월 15일)

게으른 모기가 황소보고 미련하대요

우화하면 흔히 이솝 우화를 떠올리지만 우리에게도 외국에 지지 않는 빼어난 우화가 있답니다. 1949년 5월 ‘어린이’지에 실렸던 현동염의 ‘모기와 황소’는 그 대표적인 작품. 일러스트레이터 이억배씨의 세밀화로 새롭게 탄생한 이 동화는 반세기라는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우리 우화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놀고 먹으면서 남의 피나 빨아먹는 모기나 파리는 늘 열심히 일하는 황소를 미련한 동물로 취급합니다. 모기는 순하고 어리석은 황소 피쯤 빨아먹는 일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으스댑니다. “황소야,이놈. 모기 대장님이 오셨다. 버릇없이 누구 앞에서 함부로 낮잠이냐. 나에게 절 한 번 끄떡,하면 잠자게 하지”

모기의 간들거리는 짓에 분이 난 황소는 짐짓 태연한 척하면서도 한 방에 때려눕힐 궁리를 합니다. “조놈이 정말 죽지 못해 몸살이 나나 보군…. 어디 이놈 두고 보자”

겁 많은 파리는 결국 황소의 한 방에 나가떨어지는 모기를 보고 줄행랑을 칩니다. “그놈이 그처럼 남을 깔보고 남을 속이고 남의 피를 마음껏 탐내더니 그에 소 벼락을 맞고 말았구나”

황소와 모기와 파리로 내세워지는 다양한 인간 군상의 한판 힘겨루기가 동화 속에 오롯이 드러나 있다는 데 이 작품의 묘미가 있습니다. 파리의 입을 빌어 하는 말 속에는 날카로운 세태 풍자가 있습니다.

“소로 말하면 피땀이 나도록 일을 하고 먹는데,자네로 말하면 낮에는 이렇게 낮잠이나 자다가 저녁이 되면 슬쩍 나타나서 남의 살과 피를 공짜로 빨아먹으러만 다니니 그래도 죄스러운 생각이 없단 말야,나도 역시 자네와 비슷한 놈으로 양심상 죄스러울 때가 많으니 말일세…”

구수한 입말체는 밤마다 어른과 아이들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옛 시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황소의 느긋한 눈매,허풍떠는 모기와 겁 많은 기회주의자 파리의 아웅다웅 다툼,간들거리는 모기와 폭발적인 힘을 숨긴 황소 사이의 팽팽한 긴장을 담아낸 그림이 읽는 재미를 더하게 합니다.

더구나 지금은 잊혀진 농촌의 일상이 잘 드러나 있군요. “꼬기요-. 닭의 울음에 먼동이 터옵니다. 외양간에서는 일터로 나갈 황소가 여물죽을 먹고 있습니다. 구수한 김이 무럭무럭 나는 콩 섞인 여물죽입니다. 이를 본 병아리는 군침이 동했습니다” 하지만 마음이 어진 소는 염치 없는 병아리가 여물죽에서 가장 맛있는 콩을 느긋하게 나누어 먹습니다.

『모기와 황소』가 발표된 때는 비록 가난하고 혼란스러운 시대였지만 작가들의 정서만큼은 풍요로웠던 해방 전후의 문화적 지평을 가늠케 합니다. 하지만 글을 쓴 현동염에 대해서는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알려진 바가 거의 없어 동화를 사랑하는 이들을 안타깝게 합니다. 현동염은 소파 방정환의 제자로 “노동운동을 하면서 소년소설을 썼다”는 짧은 기록과 함께 동시집 ‘알암밤 형제’를 남겼다는 이력 외에는 언제 태어나 언제 사망했는지조차 알려지지 않았답니다.
--- 국민일보 책과길 정철훈 기자 (2003년 2월 14일)

놀고 먹으면서 남의 피나 빨아먹는 모기나 파리로서는 늘 열심히 일하고 먹는 황소가 미련스럽기 짝이 없어요. 순하고 어리석은 놈들을 등쳐먹는 데 이력이 난 모기는 황소 피쯤 빨아먹는 일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으스댑니다. ""황소야, 이놈. 모기 대장님이 오셨다. 버릇없이 누구 앞에서 함부로 낮잠이냐. 나에게 절 한 번 끄떡하면 잠자게 하지."" 모기의 간들거리는 짓에 분이 난 우직한 황소는 짐짓 태연한 척하면서도 한 방에 때려눕힐 궁리를 합니다. ""조놈이 정말 죽지 못해 몸살이 나나보군... 어디 이놈 두고 보자."" 겁 많은 파리는 결국 황소의 한방에 나가떨어지는 모기를 보고 줄행랑을 칩니다.
어른들의 입담으로 들어온 우리 우화인 '모기와 황소'는 다양한 사람살이를 대신 보여주고 있답니다.
--- 여럿이 함께 (3월호)

따끔한 우화가 생생한 아름다운 그림책
표지에 크게 그려진 눈 감은 소의 얼굴이 평안하고 정겹습니다. 쓰다듬어 보고 싶도록 생생한 질감의 털빛, 어진 눈을 내리덮은 눈꺼풀 아래로 섬세하고 긴 속눈썹이 불러일으키는 아늑함이 고운 빛깔의 바탕과 퍽이나 잘 어울렸습니다. 이 평온을 건드려 깨뜨릴 날것, 모기가 날개를 팔랑거리며 소의 콧잔등에 막 내려앉으려는 찰나입니다. 구성력이 예사롭지 않은 표지 그림 위에는 크기를 달리해 모기와 황소를 대비시킨 제목이 앉았습니다.
기대와 설레임으로 책을 열면 면지 가득 먼동이 터 옵니다. 한지가 몇번이고 머금은 색들이 하늘빛을 품어 냈습니다. 이야기는 반 세기도 더 전의 우리 우화입니다. 1949년에 현동염이 쓴 깨우치는 바가 재미있고, 글에서는 시대를 겨냥한 정신과 힘이 느껴집니다.
이런 글에 그림작가는 과연 어떤 해석을 더해 그림을 펼쳐 갈까? 우리 전통 회화 기법과 사실주의에 기반한 그림을 그려 온 작가가 선택한 사실성에 혀를 내두릅니다. 황소를 이처럼 사실적으로 묘사함으로써 그림에 그 성품까지 담아냈으니까요. 옛 초상화와 자화상이 펴뜩 떠오릅니다. 수염 한 올까지 세듯이 그려냄으로써 대상의 정신까지 담으려 했던 그 눈빛과 마주했을 때의 생생한 전율 말입니다.
황소의 선하고 우직한 눈매며 여물을 씹고 있는 입매가 가위 압권입니다. 1년 여를 공들인 작가의 노고가 만들어 낸 세밀한 한국화가 캐릭터의 성격을 생생하게 살려 냈습니다. 말 많은 물것들, 모기와 파리를 세밀화로 그리되 글 속에 나타난 그들의 성격까지 그림에 부여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을까 생각하며 새삼 감탄합니다. 깃털이 제법 닭꼴을 갖추어 가는 중병아리며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여물죽, 외양간의 거미줄까지 손에 잡힐 듯 선합니다.
사실성이 획득해 낸 진정성을 따라가며 우리 정서와 우리 글의 멋을 한껏 맛보는 아름다운 우리 그림책입니다. 하지만 좋은 것을 보면 욕심이 더 나 언제나 안달하는 자, 있기 마련이지요. 원작을 좀 더 쉽고 그림책에 맞게 재구성했으면 어땠을까요? 이 그림책이 '작가앨범'이 아니라 '민들레 그림책' 시리즈로 묶인 까닭에서 말입니다. 안달하며 들볶는 자, 이렇게 한 마디 해 봅니다. ""모기야, 파리야, 입 좀 반만 다물어라.""
--- 열린어린이 (3월호)

병아리가 ""황소님, 미안하지만 개평 좀 댑시다""하고 인사한 뒤 황소의 콩 섞인 여물죽을 얻어 먹는다. 황소는 원체 마음이 어진 소라 성내지도 않고 가만 둔다. 이 모습을 보고 파리는 소란놈이 원체 어리석고 못나서 작은 병아리에게도 음식을 빼앗기는구나 싶어 소 잔등에서 피를 빨다 혼이 난다. 꼬리에 휩쓸려져 바닥에 나동그라진 것이다. 모기는 한 술 더 떠서 파리에게 ""그까짓 지지리 못난 놈한테 혼이 나다니...그 놈은 나의 밥이며 나의 놀림감인데""하고 비웃으며 황소 피를 빨아먹으려한다.
황소와 병아리, 모기와 파리가 등장하는 이 우화는 1949년, <어린이>지에 발표한 글이다. 우직하게 일해서 먹고 사는 사람과 일하지 않고 공짜로 살려는 사람들을 대비시켜, 인간의 어리석음을 꾸짖는 이 글은 50여 년이 지난 2000년대에 더욱 빛을 발하는 듯하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 착한 사람을 못났다고 비웃는 어리석음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그림책이 된 <모기와 황소>가 더욱 빛나는 것은 대립과 긴장을 잘 살린 그림 덕이다. 그림에는 작고 작은 모기와 크고 힘있는 황소의 대비가 생생하게 표현되어 진정한 힘은 일하는 황소에게 있음을 강조해준다. 또 활달한 장면 변화로 까불대는 모기와 우직한 황소의 대립이 주는 긴장감을 살렸다. 덕분에 아이들은 재미있게 읽고 보는 가운데 통쾌한 결말을 즐길 듯 하다. 아이들은 모두 힘있고 정의로운 황소 쪽에서 있을 테니 말이다.
--- THE BOOK (3월호)

놀고 먹으면서 남의 피나 빨아먹는 모기와 파리는 늘 열심히 일하는 황소를 미련하다고 생각하다 결국 잘난 척을하던 모기는 큰 코를 다치게 된다. 해학과 풍자 속에 깊은 교훈이 담긴 우화 그림책으로 한국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그림이 눈길을 끌고 있다. 작가가 1년여를 공들였다는 그림에는 잊혀진 우리 시골의 풍경과 동물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살아있고 또한 구수한 입말체로 되어있는 문장은 옛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을 준다.
--- 독서 신문 (2003년 3월 9일)

손톱만 한 모기와 집채만 한 황소라니. 제목도 참 별나지요? <모기와 황소>는 현동염 선생님이 1949년 5월 어린이 잡지 <어린이>(1923~1949)에 실었던 글에, 일러스트레이터 이억배 선생님이 그림을 그린 그림책이에요.
1949년 벌써 50년도 더 된 셈인데, 요즘 어린이가 읽어도 재미가 있을까 걱정된다고요? 걱정 말아요, <모기와 황소>는 내용도 내용이려니와, 감칠맛 나는 말투가 아주 재미있는 책이거든요. 어디 어떤 내용인지 한번 볼까요?
어느 날 하릴없이 외양간을 날아다니던 파리는 소와 병아리가 여물을 나누어 먹는 것을 보고 아주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무서울 것 없어 보이는 커다란 소가 까마득히 작은 병아리 하나 어쩌지 못하고 밥을 뺏기는 것처럼 보였거든요. 그래 이 파리는 소란 놈이 아주 어리석고 못나서 그러는 것이라 생각하고는 겁도 없이 소잔등에 내려앉아 피를 빨아 먹었지요. 그런데 이 파리가 어찌나 피를 세게 빨았던지, 여물을 먹던 소가 등이 따가워 꼬리로 '타악!'쳐 버렸어요.
혼이 난 파리는 겨우 목숨만 건져서 달아났어요. 그런데 한참을 날아가다보니 모기 한 마리가 느긋하게 쉬고있지 않겠어요?
파리는 새삼 자기 처지가 딱하게 느껴지고, 몸도 아프고 해서 모기에게 푸념을 늘어놓았어요. 그런데 파리 말을들은 모기는 되려 파리를 비웃는 거예요! 자기는 소가 하나도 무섭지 않을 뿐더러, 소는 그저 자기 밥이고 놀림감이라면서 말예요. 모기가 하는 양을 쭉 지켜보던 파리는 어처구니가 없기도하고, 바짝 약이 오르기도 했어요. 그래 황소를 찾아가 누구 말이 옳은지 시험을 해 본 뒤, 옳은 편이 절을 받기로 내기를 하지요.
--- 어린이신문 굴렁쇠 (2003년 3월 12일)

어린이 잡지에 실린 1949년 작품이 다시 그림책으로 엮어졌다. 잘난척과 교만함을 멀리 하라는 교훈을 담은 우화이다. 어진 소와 소의 피를 빨아먹는 파리 그 파리를 보고 비웃는 모기가 나온다. 우리 글과 정서를 그림으로 한껏 살려낸 아름다운 우리 그림책이다.
--- 어린이전문서점 곰곰이 (2003년 3월 10일)

""반세기 전 우리동화 새옷 입었네 ""

1949년 5월호 ‘어린이’지에 실린 현동염의 글을 일러스트레이터 이억배씨가 일년여의 작업끝에 아름다운 우리나라 그림책으로 만들었다. 조용한 농촌풍경하며 우리 마음속에 자리한 우직한 황소의 이미지, 겁 많은 파리와 간들거리는 모기의 성격이 그렇게 한국적일 수가 없다. 이솝우화 같은 풍자와 교훈을 담고 있으면서도 한국적 맛까지 음미할 수 있다.

놀고 먹으면서 남의 피나 빨아먹는 모기나 파리로서는 늘 열심히 일하고 먹는 황소가 미련스럽기 짝이 없는 꼴상이다. 순하고 어리석은 놈들을 등쳐 먹는 데 이력이 난 모기는 황소피쯤 빨아먹는 일은 나무것도 아니라는 듯 으스댄다. 모기의 짓거리에 분이 난 황소는 짐짓 태연한 척하면서도 한 방에 때려눕힐 궁리를 한다. 결국 황소의 한 방에 나가떨어지는 모기를 보고 파리는 줄행랑을 친다.

“그놈이 그처럼 남을 깔보고 남을 속이고 남의 피를 마음껏 탐내더니 그에 소 벼락을 맞고 말았구나.”

첫장과 마지막장 황소의 눈매가 압권이다. 느긋한 표정이 한결같다. 현동염은 소파 방정환의 수제자.
--- 동아일보 김진경 기자 (2003년 2월 26일)

시골외양간 풍경 그려낸 우화

이를 어쩌나.넉넉한 마음씨가 그만 탈이 되고야 말았으니.이른 아침, 김이 무럭무럭 나는 맛난 여물죽을 병아리와 나눠먹은 황소. 그런 그를 만만하게 보고 달려들었다가 혼쭐이 난 파리 한놈, 기어이 댑싸리 나무에서 만난 모기에게 바람을 넣는다.“남산만한 황소를 이길 수 있겠냐?”고.

소파 방정환의 수제자인 아동문학가 현동염이 쓴 『모기와 황소』(이억배 그림,길벗어린이 펴냄)는 은유의 깊이와 행간의 여유를 두루 갖춘,사려깊은 우화다.무엇보다,1949년에 씌어진 글인 만큼 ‘다우치다’‘지척거리다’‘콧바구니’ 같은 순우리말을 되씹는 재미가 새롭다.

‘읽는 맛’만큼이나 ‘보는 맛’도 근사하다.시골 외양간의 푸근한 풍경을 배경으로 집채만한 황소가 곁을 맴돌며 깝죽대는 손톱만한 파리 모기를 상대하다니! 불균형한 듯하면서도 익살맞은 그림만 봐도 절로 미소가 머금어진다.

파리가 싸움을 부추긴 뒤,모기와 황소가 벌이는 한판 대결이 책의 주요내용.간략히 상황만 묘사하는 짧은 글 속에 신통하게도 커다란 메시지가 숨어있다.간교한 공격을 줄기차게 퍼붓는 모기와 거기에 꿈쩍도 않는 황소.그 상반된 캐릭터 사이에서 눈치나 살피는 파리의 기회주의적 속성 등은 인간세태를 그대로 꼬집어 비튼다.가려워서 황소가 고개를 들었다 숙이자,이를 자기에게 절을 하는 거라 우기는 모기의 견강부회도 인간의 모습과 꼭 닮았다.
--- 대한매일 황수정 기자 (2003년 2월 21일)

피땀없이 요행바라는 세태에 울리는 경종

지그시 눈을 감고 단잠에 빠진 황소. 그 느긋한 눈매와 완고해 보이는 콧잔등을 따라 한참을 내려가니 모기 한마리가 날개를 비벼대며 황소의 코끝에 막 내려앉으려 한다. 평화를 깨뜨리려는 순간! 어떤 이야기이길래? 표지부터 입맛을 다시게 하는 그림책이다.

이야기는 반 세기도 더 전에 쓰여진 우리 우화다. 방정환선생의 수제자라고만 알려진 저자가 1949년 5월 ‘어린이’ 지에 발표한 작품인데, 풍자하고 빗대어 은근히 깨우치는 바가 통쾌하고 의미심장하다.

“꼬끼요~” 먼동이 튼 아침, 일을 나가기 전 황소 한마리가 여물을 먹고 있다. 뜨끈뜨끈한 콩여물죽에 군침이 돌아 “개평 좀 댑시다” 하고 다가오는 병아리에게 황소는 기꺼이 밥을 나눠준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파리는 덩치만 크지 이놈의 황소가 어리석기 그지없다고 판단, 소의 잔등에 날아올라 피를 빨아먹으려다 황소가 휘두른 꼬리채 한방에 나가떨어지고 만다.

소에게 “혼뜨검이 난” 파리는 모기의 비웃음거리가 된다. “소는 내 밥이야” 하고 자신하는 모기는 “원체 소로 말하면 나의 밥으로 태어난 물건, 나로 말하면 놀고 먹는 양반이고, 그래서 그놈은 나의 앞엔 꼼짝 못하네” 하고 있는 대로 거들먹거린다.

마침내 황소와 모기의 한판 대결이 펼쳐진다. 온종일 땀흘려 일한 뒤 풀밭에 엎드려 한잠을 청하는 황소. 날카로운 침을 세워 달려든 모기는 “앵앵앵~” 황소의 귓바퀴를 간질거리며 콧잔등이며 목 언저리를 콕콕 쏘아댄다. 마침내 성이 머리 끝까지 나버린 황소. 두 눈방울을 뒤룩뒤룩 굴리며 남산만한 몸집을 부르르르 떠는데….

다 읽고도 자꾸만 책장을 펼치고 싶은 이유는 그림 때문이다.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으로 아이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이억배가 수염 한 올까지 셀 수 있을 듯 그려낸 주인공 황소가 압권이다. 소 눈망울이 이렇게 맑고 예쁜지, 여물 씹는 모습이 이렇게 천연덕스러웠는지, 어른 아이 모두 입을 딱 벌리고 남을 터. “여물 씹는 장면을 그리기 위해 일주일을 외양간에 붙어 있었다”고 털어놓는 작가다.

파리의 입을 빌어, “소로 말하면 피땀이 나도록 일을 하고 먹는데, 자네(모기)로 말하면 낮에는 이렇게 낮잠이나 자다가 저녁이 되면 슬쩍 나타나서 남의 살과 피를 공짜로 빨아먹으러만 다니니 그래도 죄스러운 생각이 없단 말야?” 하는 식으로 이야기의 주제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건 구식이지만, “그놈이 그처럼 남을 깔보고 남을 속이고 남의 피를 마음껏 탐내더니 그에 소 벼락을 맞고 말았구나” 하는 마지막 대사에 통쾌해하지 않을 사람도 별로 없다.
--- 조선일보 김윤덕 기자 (2003년 2월 18일)

아동문학가 현동염씨의 대표작

어린이 이야기의 고전하면 이솝우화나 안데르센 동화를 떠올리지만 우리에게도 오랫동안 묵으면서 향기를 더해가는 아름다운 우화들이 있다. 이 책은 소파 방정환의 수제자로 수많은 아동문학 작품을 남긴 아동문학가 현동염씨의 대표작이다. 변변치 않은 미물인 모기와 파리, 그리고 우직한 소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인간 세상에서 빈번히 있을 법한 힘겨루기의 세태를 통쾌하게 풍자하고 있다. 늘 놀고 먹으며 남의 밥그릇을 탐내는 파리와 모기는 언제나 묵묵히 일하는 소를 얕잡아보다가 큰 코 다친다. ‘개평 좀 댑시다’ ‘아유, 싸고지이’ ‘혼뜨검이 나다’ 등 옛 우리 입담체 어휘들이 익살스러움을 더한다.
--- 경향신문 책마을 (2003년 2월 15일)

영악한 모기와 만만한 황소를 내세워 인간 사회에서 빈번한 자존심 대결을 익살맞고 통쾌하게 그려낸 그림책. 걸쭉한 입담과 유쾌한 풍자로 독자들을 빠져들게 만드는 이 책은 방정환 선생의 수제자로 알려진 현동염이 1949년 '어린이'에 발표한 작품. 올곧은 풍자와 해학, 교훈이 오래도록 남는 책.
--- 세계일보 (2003년 2월 15일)

놀고 먹으며 남의 피나 빠는 모기, 겁많은 기회주의자 파리, 늘 열심히 일하고 먹는 황소…. 등장하는 동물들의 힘겨루기 속에 날카로운 세태 풍자를 담은 이 그림책은 원래 〈어린이〉1949년 5월호에 발표된 글에 그림을 더한 것이다. 동물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도, 다양한 표정을 놓치지 않은 그림이 눈길을 끈다.
--- 한겨레 (2003년 2월 17일)

소파 방정환의 수제자라는 현동염의 49년작 동화에 전통민화풍 삽화가 이억배가 그림을 입혔다. 이솝과는 또다른 한국적 해학과 1여년 공들인 그림의 멋진 조화.
--- 문화일보 (2003년 2월 14일)


"

아름다운 우리 그림책 l 김미경 l 2455
그림이 참 아름다운 책입니다.
여러 곳에 추천글이 많이 있기에 이 책을 찾아 읽게 되었습니다. 역시 아주 마음에 드는 책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생소한 단어, 문장들이 많은 것입니다. 1949년에 발표된 작품이라고 들었지만 지금 시대의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로 고쳤었더라면 더 좋았을거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출판사에서도 여러가지 고려 끝에 결정하여 만드셨겠지만 사실 어른인 저에게도 익숙하지 않은 글들이 많아서 조금 당혹스러웠습니다.


모기와 황소... l 목련.. l 232
그림부터 친근하게 다가가는군여.....
구수한 옛 이야기가 폴폴 흘러 나올 것 같은...

잘 만들어진 그림책 입니다..
좋은 책을 만드려고 애쓰시는 모습,,, 고맙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읽으면 더 재밌어요! l 하신하 l 2327
할머니 할아버지와 읽으면 더 재밌어요!

시골에서 자란 덕에 소에 대한 추억이 많이 남아 있다. 무척 부러웠던 긴 속눈썹, 똥이 덕지덕지 않은 엉덩이, 그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꼬리, 쇠갈퀴로 등을 쓸어주며 장난을 친다는게 하필 뒷발에 채여 고생한 말썽이 유난스러웠던 우리 오빠, 한겨울 소여물을 쑤는 아버지옆에서 구워 먹던 고구마와 평소에 무서웠던 아버지가 들려준 구수한 이야기들. 모두 내 추억의 그림이 되었다. 이젠 일도 하지 않고 사료를 먹으며 하루종일 축사에서 지내는 소이지만 4살 딸아이는 시골 할머니댁에 갈 때마다 인사처럼 소부터 찾는다. 또 우는 아이를 달랠 때는 할머니의 따뜻한 등에 업혀 축사를 한바퀴 도는 것보다 확실한 방법은 없다. 아이들은 그림책 주인공으로 둥글둥글한 곰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우리에겐 곰보단 소가 더 친숙한 동물이 아닐까 싶다.

지그시 눈을 감고 쉬고 있는 황소의 콧잔등에 모기 한 마리가 맴돌고 있다. 소는 평화로이 눈을 감고 있지만 모기는 주둥이를 내밀고 곧 침을 꽂아 소의 피를 빨 기세이다. 이렇게 느긋한 황소의 콧등을 맴도는 모기가 무척 얄밉다. 대충 표지 그림만 보아도 모기와 황소의 역할을 짐작할 수 있다. 더군다나 제목은 팥죽색 붓글씨체로 '모기와 황소'이다. 빨강도 아닌 팔죽색은 얼마나 우리 민족에서 많은 것을 의미하고 있는 색인가. 풀빛나는 표지의 색이며 소코뚜레며 팥죽색 글씨가 무척 정이 간다. 왠지 뻔한 내용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가지고도 이 책을 산 것은 이 정 때문이었다.

그린이 이억배는 '솔이의 추석이야기''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로 벌써부터 알고 있던 작가이다. 우리 고유의 것을 수더분하면서도 특색있게 그리는 화가로 새로운 책이 나오면 꼭 눈여겨보곤 했는데 아마 작가도 나처럼 소에 대한 추억이 많은 사람인가보다. 1945년에 어린이지에 현동염 선생이 발표한 글을 찾아내 그림을 그리고자 했을 때는 이 내용이 그린이의 마음에 큰 울림을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모기의 눈에 보인 황소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연필로 소의 잔털을 일일이 그린 정성에 눈길이 간다. 연한 농도의 배경에 연필로 세밀하게 표현한 소가 잔잔한 옛그림을 연상시킨다.

'모기와 황소'는 글을 읽지 않고 그림만 보아도 충분히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이제 4살이 된 우리 아이는 이 책에 나오는 낯선 표현들을 다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이다. 그러나 그림만 보고 모기에게 소를 괴롭히지 말라고 소리치는 것만 보아도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모기와 파리가 가만히 있는 황소를 가지고 절 받기 내기를 한다. 온종일 힘든 일을 하고 피곤한 몸으로 풀밭에 누워 편히 한잠 자려는 황소를 여기 저기 콕콕 찔러대며 괴롭히며 잘난 척하던 모기는 결국 소꼬리에 얻어맞아 형체도 없이 사라진다. 소의 엉덩이에는 아주 작게 붉으스레한 자국만 남아 있을 뿐. 비명 한 마디 지르지 못하고 납작하게 죽은 모기를 보고 파리가 한 말은 이 책의 주제라고 할 만 하다.

"남을 깔보고 남을 속이고 남의 피를 마음껏 탐내더니 그만 소 벼락을 맞고 말았구나."

우직하게 조용히 자기 일을 하는 사람을 깔보지 말라고 소와 모기에 빗댄 내용으로만 보면 너무 뻔한 우화같지만 1945년 발표 당시에는 꽤 깊은 의미로 다가왔을 것이다. 소처럼 우직하게 살아왔지만 우리는 강단있고 저력있는 민족이란 암시도 담겨 있다. 지금은 그저 옛것을 추억하는 정도의 정감이 당시에는 개인적인 차원이 아니라 민족적 차원의 자긍심으로 느껴졌을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일제 시대를 힘겹게 겪어냈을 현동염 선생이 계급주의 아동문학을 고민했던 분이라면 더더욱 작가의 가치관이 깊게 반영돼 있었을 것이다.

구성에 있어서 큰 기교는 없지만 1940년대에 흔히 쓰였을 어투가 어색하지 않게 잘 녹아있다. 하지만 아이에게 처음 이 책을 읽어줄 때 진땀 꽤나 뺐다. 요즘 우리가 쓰는 문장과 달라 입에 붙지 않아 공들여 읽어야 했다. 이 책 한 권이 다른 그림책을 몇 권 읽어주는 강도와 같았다. 힘들었던 만큼 읽으면 읽을수록 숭늉처럼 구수한 맛이 있다. '이제 우리의 옛것은 생확속에 자연스럽지 녹아있지 않고 노력해서 찾아야하는 지경에 이르렀구나' 생각했다면 너무 확대해석한 것일까?

어느날 시골에서 할머니가 오시자 아이는 이 책을 빼들어 할머니에게 가져갔다. 할머니네처럼 우리도 황소가 있다고 자랑할 속셈이었던 것 같다. 눈이 어두운 할머니는 글자는 무시하고 마음대로 읽어주셨지만 내용은 모기가 건방지게 굴다가 소에게 맞아 죽었다는 내용이었다. 할머니가 할머니식대로 읽어주는 '모기와 황소'를 아이는 무척이나 흥미진진하게 듣고 있었다. 엄마가 읽어줄 때 힘들어했던 것과 달리 읽어주는 할머니도 무척 신이나 보였다.

그 모습을 보며 이 책을 나이가 드신 어르신들을 위한 그림책으론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요즘 0세에서 100까지 읽어도 좋은 그림책을 선정하는 작업을 하는 출판사도 있었다. 주로 외국의 유명 작품이 많았다. '모기와 황소'는 우리나라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을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할머니가 할머니식대로 아이에게 읽어줄 때 듣는 아이나 읽어주는 할머니 모두 편안하고 흥겨워 보였다. '모기와 황소'는 그림책이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르신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우리 정서로 보여주는 작품으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그림책을 고를 때 아이뿐만 아니라 나의 부모님이 읽으시면 재미있겠다 싶은 것도 찾아보자는 마음을 먹었다. 지난달 친정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당하셔서 한달 동안 병원에 입원하셨다. 10년 전에 교통사고가 났을 때는 만화책을 사다드린 기억이 났지만 이제 눈이 어두워 힘드시려니 싶어 그만뒀다. 한달 동안 아버지는 무척 지루해하셨다. 그때 이 그림책을 가져다 드릴 생각을 못한 게 아쉬웠다. 아버지는 유난히 황소를 좋아하셨는데... 이 그림책에 나온 황소를 보셨으면 예전에 죽은 소들을 묻으며 함께 접어야했던 낙농의 꿈을 추억하셨을 것이다.


부질없는 교만함을 일깨워 주는 이야기 한편... l 황재윤(서희경) l 249
이 책에는 파리와 모기 그리고 황소가 등장한다. 엑스트라로 병아리도 잠깐 등장....
우선, 그림책 가득 채우고 있는 그림이 편안하고 소박한 느낌이다.
소의 부분적 묘사가 정겹다. 코뚜레를 하고 여물을 씹고 있는 소의 입이 금방이라도 끈끈한 침을 흘릴 것 같다. 모기의 괴롭힘으로 화가난 소의 왕방울만한 눈이 확대된 표정은 안돼보이기까지 한다.

외양간 기둥에 붙어 소의 피를 빨아먹을 틈을 엿보는 파리의 다리에 난 털이 끔찍하다.파리앞에서 허세를 떠는 모기의 모습은 거만하기만 하다....

이렇게 이 책의 그림은 딸아이와 나의 눈을 한동안 붙잡는 책이다.


책의 줄거리는 소의 여물통에서 콩을 골라 먹는 병아리를 보며 부러움을 느끼던 파리는 시장함을 달래려 소의 피를 빨아보려하지만 소의 꼬리채에 맞고 나동그라진다.
소에게 용서를 빌며 도망친 파리는 다친 상처에 아파 신음한다. 그 소리를 듣고 잠에서 꺤 모기 한 마리가 파리의 자초지종을 듣고는 소가 자신의 밥이며 놀림감이라며 그까짓 지지리 못난 몸한테 혼이 났냐며 파리를 비웃는다.
거기다 한 술 더 떠서는 그것을 증명해 보이겠다고 큰 소리를 탕탕 친다.

결국, 모기는 쉬고 있는 황소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소잔등에 콕, 콧잔등에 콕,콕, 소 모가지에도 콕.... 마침내 화가 날대로 난 황소는 모기 놈을 잡을 궁리를 한다.
모기에게 물린 궁둥이, 배때기 여기저기에 피가 나도 소는 죽은 척 두 눈을 감은 채 아픈 것을 꾹 참고.... 생코를 드드렁 하고 한 번 곤다.
이에 모기는 정말 잠이 든 줄 알고 황소의 잔등에 눌어붙어 마냥 피를 빨아 댄다. 그러고는 파리에게 보란듯이 큰 소리를 친다. 그 순간 소의 꽁무니에서 홍두깨 같은 것이 뻗쳐 나와 모기를 정통으로 갈겨버린다.
그렇게 허세를 떨던 모기는 앵 하는 비명 한 마디 못 지르고 죽고 만다.....

이것을 본 파리는 모기가 남을 깔보고 남을 속이더니 소 벼락을 맞았다며 무서워 멀리멀리 도망간다...

=======================================================================================

딸아이는 모기의 그러한 죽음이 당연하다고 한다.
자신의 처지를 모르고 까불다가 결국에는 황소에게 맞아 죽었다고....
그러면서, 자신은 쓸데없이 큰 소리치지 않는다고 덧붙인다...^^;

마지막 장에 모기에게 물려 발갛게 부어오른 듯한 황소의 엉덩이가 유난히 눈길을 끈다.....

조금은 어려운 표현 l 양경숙 l 18668
사실 이책을 읽고 처음 느낌은 말이 너무 어렵다였어요.
1949년 '어린이' 지에 실린 글입니다. 라는 속지의 글을 보는 순간 아 말이 조금 어려울수도 있겠다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표현이 어려운 부분이 있더라구요.
요즘 아이들이 이해하기 힘든 단어도 있고.
읽으면서도 " 어? 이거 맞는 표현인가?" 하는 부분도 있고...
하지만. 전반적인 내용은 이해가 가는데...
요즘 말로 바꾸어도 괜찮을듯해요.
앞부분의 병아리가 소의 여물을 같이 먹자는 표현을 "개평 좀 댑시다"라고 했는데...
아 저도 개평이라는 표현은 고스톱에서나 쓰는 말인줄 알았거든요.
그래서 처음에 머뭇했어요.
이렇게 그대로 읽어줘도 괜찮을까?
울 아들 아니나 다를까? 개평이 뭐냐고 묻고. 재밌다고 웃긴 하는데...
제가 뭐라고 이야기를 해줘야할지...
그래서 그림을 보면서 남에것을 얻는것 아닐까? 다음에 찾아보자...
하고 넘어갔어요.

전반적으로 내용이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것인지는 알겠는데...
아직 어린 아이들이 보기에는 표현이 조금 거칠다는 생각을 했어요.
원전도 중요하지만. 현대의 말로 고쳐서 써보는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나서 원전을 보아도 무방하지 않을까?
아이가 초등입학하고 나서 초등용이라고 나온 그림책이 간혹 이런표현이 있어요.
우리나라 근 현대 작가들의 동화책들이 이렇던데...
어떻게 읽어줘야할지. 사실 제가 판단이 안 서네요...
소의 우직함과 모기의 가벼움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긴 하는데..
울 아들 학교 이학년 권장도서긴 하던데...
저는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들어요.

̢ źϷ 45 Ÿ񿣾. 2F()
ȭ 02-6353-3700 ѽ 02-6353-3702 :webmaster@gilbutkid.co.kr
Copyright © ̢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