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introduction
책소개
열 살이에요(절판)
- 시리즈 문학_길벗어린이 문학 007
- 연령 초등 3~4학년(9~10세), 초등 5~6학년(11~12세)
- 추천내역 열린어린이(선정도서), 어린이도서연구회(권장도서), 한우리(권장도서)
주인공 서유동의 성격은 밝고 쾌활하다. 주인공이라지만 뭐 그리 매력적이지도 않고, 특별하지도 않다. 어디서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외모에, 평범한 성격의 남자 아이다. 학교 준비물을 빠뜨리고 가는 덜렁이에, 엄마가 깨워야 일어나는 잠꾸러기에, 배가 터지도록 고기를 먹어대는 먹보다. 유동이의 일상은 온통 지나칠 만큼 평범한 사건들로 가득 차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열 살 소년의 사소한 일상들을 들여다보는 사이에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덤으로 얻을 수 있게 된다.
유동이는 얼핏 보기에 부족할 것 없어 보인다. 그러나, 한 인간이 완성적으로 성장해 가는 데 있어 그것이 무엇이든 부족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누구든 성장 과정에서는 부족함이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우리는 부족함이 있는 한 인간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결해 가는지에 관심을 쏟게 된다.
유동이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 가셨다. 그래서 유동이는 돌아가신 아버지로 인한 공백이 크다. 이제 막 남성성을 배워야 하는 아이에게서 남성성의 모델이 없다는 것은 커다란 공백이 아닐 수 없다. 유동이는 휴일날 아빠랑 함께 야구장에 놀러 가는 친구가 부럽다. 유동이는 새 아빠를 맞이한 다른 친구가 겪는 고통이 남의 일 같지 않다. 유동이는 엄마가 아빠 없이 생활하는 게 안쓰러워 보인다. 엄마가 직장에 다니느라 집에 없는 것이 싫다.
이렇게 유동이는 아빠가 계시지 않는 아이가 겪을 만한 일을 다 겪는다. 하지만, 유동이의 모습 어디에도 이것으로 인해 어두운 면은 없다. 오히려 아빠 안 계시기 때문에 엄마가 더욱 소중하다. 할머니가, 이모가 더욱 소중하다. 자기처럼 아빠가 안 계신 친구의 마음도 더 잘 이해할 줄 안다. 어려운 환경에 놓인 사람들의 처지에 대해 이해한다.
유동이는 아빠가 남겨놓은 커다란 공백을 가족에 대한 사랑과 이웃과 친구에 대한 이해심으로 가득 채워간다. 우리는 그것을 지켜보는 동안 우리의 생각이 바뀌어 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한 인간이 성장하는 데 꼭 필요한 것은 부족함 없는 완전한 환경이 아니라 나와 남을 이해하는 따뜻한 마음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기존의 다른 성장 동화가 성장을 위한 통과의례적 성장통을 중심으로 사건이 진행되는 반면, 이 책에서는 그런 아픔을 통한 성장을 두드러지게 다루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익살스럽다.
우리 아이가 지금 성장의 두려움을 안고 있다면, 열 살 무렵이라면, 이 책을 추천해 볼만하다.
열 살 무렵의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 유동이와 자신을 쉽게 동일시 할 수 있을 것이다. 특별하지도 잘나지도 않은 유동이를 상대하는 아이들의 마음은 편안할 것이다. 마치 같은 동네 사는 친구처럼 친근할 것이다. 그렇게 아이들의 마음으로 성큼 다가선 유동이는 아이들에게 성장의 행복을 안겨 줄 것이다. 나에게 있는 부족한 부분을 따뜻한 마음으로 채우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열 살 무렵의 내가 지금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자세하게 알게 될 것이다.
이 책은 특히 밋밋한 나날을 살아가는 현실의 숱한 아이들에게 권할만하다. 밋밋한 일상 속에서도 아이들은 끝없이 생각하고, 갈등하고, 느끼며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독자가 남자 아이라면 좀 더 재미있게 읽힐 것이다. 왜냐하면, 이 책에서는 남자 아이들이 꼭 알아야 하는 남성성의 징후를 다루어 주기 때문이다.
가는 펜으로 그린 삽화가 꼼지락대며 움직일 것 같은 율동감과 편안함을 준다. 삽화가 있어 글의 느낌을 잘 살려주어 읽는 재미를 더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