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introduction
책소개
뒹굴뒹굴 총각이 꼰 새끼 서 발(절판)
- 시리즈 문학_길벗어린이 옛이야기 08
- 연령 유아(4~6세)
세상에 둘도 없는 게으름뱅이가 어떻게 색시를 얻을까?
뒹굴뒹굴 총각은 하루 종일 하는 일이라곤 뒹굴뒹굴하는 것밖에 없는 게으름뱅이예요. 어머니가 “새끼라도 꼬아라!” 했더니 사흘 낮 사흘 밤 동안 고작 새끼 서 발을 꼬았어요. 당장 집에서 쫓겨났지요. 뒹굴뒹굴 총각이 길을 가다가 동이 장수를 만나요. 마침 동이 장수가 짐을 묶는 데 새끼줄이 없어서 새끼 서 발을 주고 동이 하나를 받아요. 그다음엔 동이를 깨고 우는 아낙을 만나 동이를 주고 쌀 서 말을 받고요. 이렇게 바꾸고 또 바꾸다가 예쁜 색시를 얻어요. 마지막엔 부자 영감과 수수께끼 내기를 하여 소와 돈까지 얻지요. 뒹굴뒹굴 총각이 어떤 수수께끼를 냈을까요?
“사흘 낮 사흘 밤에 새끼 서 발, 새끼 서 발이 동이 하나, 동이 하나가 쌀 서 말, 쌀 서 말이 죽은 나귀, 죽은 나귀가 산 나귀, 산 나귀가 죽은 색시, 죽은 색시가 산 색시는 뭘까요?”
별 볼 일 없는 사람도 행복해진다는 낙천적인 메시지를 담은 이야기
뒹굴뒹굴 총각이 색시를 얻기까지 한 일이라고는 자기가 가진 것을 남이 가진 것과 바꾸는 것뿐이었어요. 한 가지 행동을 반복했을 뿐인데, 새끼줄 한 가닥이 색시가 되는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나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새끼 서 발은 쓸모없는 물건이에요. 두 팔을 활짝 벌린 길이가 한 발인데 새끼줄이 서 발이래야 짚신 한 짝도 삼을 수가 없거든요. 뒹굴뒹굴 총각도 변변히 하는 일이 없으니 쓸모가 없는 사람이지요. 뒹굴뒹굴 총각이나 새끼 서 발이나 똑같습니다. 그런데 새끼 서 발이 새끼줄이 없어 쩔쩔매는 동이 장수를 만나 가치 있는 물건이 되었어요. 뒹굴뒹굴 총각은 새끼 서 발을 동이 장수에게 선뜻 내주지요. 뒹굴뒹굴 총각은 자기가 가진 것의 가치를 따지지도 않고 남의 것과 비교하지도 않으며 더 좋은 것을 가지려는 욕심도 없어요. 그러니까 아무 가치도 없는 죽은 나귀와 쌀 서 말을 기꺼이 바꾸지요. 뒹굴뒹굴 총각은 무엇을 주고받든 늘 만족스럽고 행복해 보여요. 행복한 게으름뱅이 뒹굴뒹굴 총각을 보면, 보는 사람도 함께 행복한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이 단순한 옛이야기 속에는 어떤 물건이나 사람의 가치를 함부로 단정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어요. 아무리 변변찮아 보이는 사람이어도, 손에 쥔 게 초라해도 결국엔 행복해진다는 낙천적인 믿음, 이것이 이 이야기의 진짜 마법이고 옛이야기가 우리에게 주는 변치 않는 선물입니다. 이 선물을 아이들과 함께 나누세요. 경쟁에 치이는 우리 아이들에게 용기를 주고 큰 위로가 되어 줄 것입니다.
독특하고 재미난 표현과 귀에 쏙쏙 들어오는 글
단순한 이야기 구조에 반복과 익살을 살린 글은 아이들에게 들려주기에 더없이 알맞습니다. 여기에 절묘하고도 재미있는 표현이 귀를 즐겁게 하지요. ‘뒹굴뒹굴 총각’이라는 이름부터가 재미있고 인상에 남습니다. 또 뒹굴뒹굴 총각은 그냥 길을 가지 않고 “간다령 간다령 새끼 들고 간다령.” 하면서 갑니다. 반복되는 “간다령 간다령”이라는 말이 낙천적이고 유쾌한 이야기 분위기와 맞아떨어지면서 머리에 쏙 들어오지요. 작가는 이 말을 경기도 용인에 사는 어느 할머니가 들려준 이야기에서 찾았다고 합니다. 뒹굴뒹굴 총각과 다른 이들의 대화도 읽을수록 입에 붙습니다. “바꿔요 바꿔요”, “좋아요 좋아요” 하고 두 번씩 반복하는 총각의 말버릇이 재미있지요. 뒹굴뒹굴 총각이 죽은 색시를 보고 예쁘다고 하자, 색시의 어머니가 “내 딸이 좋은가?” 하고 물어요. 뒹굴뒹굴 총각이 “좋다고는 말 못 해요. 싫다고는 안 했어요.” 하고 대답하지요. 천진하고 능청스러운 대답에 절로 웃음이 납니다.
천진한 아이를 닮은 주인공과 익살스러운 그림
커다란 머리에 늘 웃고 있는 뒹굴뒹굴 총각의 모습은 천진한 아이를 닮았습니다. 아무것에도 집착하지 않는 뒹굴뒹굴 총각에게 잘 어울리는 모습이지요. 뒹굴뒹굴 총각의 행동을 다채롭고 익살스럽게 표현해서, 되풀이되는 상황이 전혀 단조롭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뒹굴뒹굴 총각은 길을 갈 때에도 새끼줄로 줄넘기를 하며 가거나, 동이를 발로 굴리며 가거나, 나귀를 거꾸로 타고 가거나 하지요. 잠시도 가만있지 않고 늘 재미난 것을 궁리하는 아이들처럼 말이에요. 이처럼 천진하고 익살스러운 그림이 분위기를 더욱 유쾌하게 살려 주고, 책을 보는 아이들이 이야기를 더욱 공감할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