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introduction
책소개
손가락 문어
- 시리즈 문학_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 연령 유아(4~6세)
“난 손가락 문어야. 앞으로도 손가락을 빨아서 날 크게 키워 줘.”
나는 손가락을 빨아요. 엄마가 붕대를 감고 언니가 겨자를 발라도 소용이 없어요. 졸리면 나도 모르게 손가락이 입 안에 있는걸요. 그래서 내 왼손 엄지손가락은 부풀고 굳은살이 박여서 보기 싫게 변했어요. 꼭 문어 얼굴 같아요. ‘창피해. 이 문어 없어졌으면.’ 나는 손톱으로 문어를 꾹꾹 눌렀어요. 그러자 “아야, 아파!” 소리가 났어요. 그리고 내게 말을 했어요. “난 손가락 문어야. 네가 실컷 빨아서 이만큼 자랐어. 앞으로도 손가락을 계속 빨아서 날 크게 키워 줘.” 안 돼, 어떡해! 내가 손가락 문어를 사라지게 할 수 있을까요?
손가락 빠는 습관을 스스로 고쳐요
《손가락 문어》는 손가락 빠는 버릇이 있는 아이가 손가락 문어가 나타나자 자신의 의지로 습관을 고치는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은 상상력이 풍부하고 상상이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손가락 문어》에 등장하는 아이도 손가락을 자꾸 빨면, 손가락 문어가 점점 커질 거라고 생각하지요. 엄청나게 커진 손가락 문어 때문에 집 밖으로 나갈 수 없을 거라 생각하며 불안해하고요. 그래서 손가락 문어가 손가락을 빨아 달라고 졸라도 꾹 참습니다.
아이는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빨아 달라는 손가락 문어의 부탁에 손가락을 빨아 봅니다. 그리고 ‘더 이상 맛있지 않다.’고 느끼지요. 스스로 손가락을 빨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또 행동했기에 손가락을 빠는 것이 의미가 없어진 겁니다. 이제 아이는 밝고 당당한 표정으로 초등학교에 들어갑니다.
스스로 무언가를 해낸 아이는 자존감이 높아지고, 경험이 쌓이면서 어떤 일에든 자신감이 생기게 됩니다. 《손가락 문어》는 흔히 있는 습관을 고치는 과정에서 자존감이 높아지는 아이의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모든 아이들에게 힘을 주는 호소력 있는 이야기
이 책의 주인공 아이가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는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어느 이야기보다 현실감 있고 호소력 짙게 와 닿습니다. 손가락을 빨고 싶지 않지만 자기도 모르게 자꾸만 빨게 되어 속상하거나, 손가락 문어가 나타나 불안하고 무서운 마음도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지요. 혼자 있을 때만 말을 거는 손가락 문어가 얄밉고, 점점 희미해지는 손가락 문어를 보면 뿌듯해집니다. 아이가 마지막으로 손가락을 빨았을 때, 의기양양하게 화면을 가득 채운 손가락 문어를 보면서는 아이가 손가락 문어를 물리치기를 온 마음으로 응원하게 됩니다. 끝내 스스로 손가락 빠는 습관을 고치고 엄마 손을 잡고 초등학교 입학식에 가는 아이의 모습이 당당하고 행복해 보입니다.
책을 덮고 나서도 “그 뒤로 나는 한 번도 손가락을 빨지 않았어요. 손가락 문어 덕분일까요.”라는 아이의 말이 오래 마음에 남아요. 《손가락 문어》가 손가락 빠는 버릇이 있는 아이만이 아니라, 늘 크고 작은 문제에 부딪히는 모든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되어 줄 것입니다.
작가의 말
어릴 적 내 엄지손가락에는 큼직한 손가락 문어가 있었습니다. ‘손가락 그만 빨고 싶은데…….’ 하고 늘 생각했지만 좀처럼 멈출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어느새 손가락을 안 빨게 됐습니다. ‘멈출 수 있어서 다행이다.’ 하고 생각했을 때, 이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그러니까 아직도 손가락을 빠는 여러분, 너무 걱정 안 해도 돼요. 손가락 문어가 ‘맛있지 않아.’ 하고 느낄 때가 틀림없이 올 테니까요. - 구세 사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