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introduction

책소개

초록색 공을 본 적 있나요?신간

  • 글·그림 배유정 / 발행일 2025-08-20
  • 페이지 62 / 판형 260×298.5 mm
  • 가격 24,000원 / 초판
  • ISBN_13 978-89-5582-810-8 / KDC 810
  • 시리즈 문학_인생 그림책
  • 연령 유아(4~6세)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 작가, 배유정의 신작★

깊은 숲에 던져진 초록색 공을 따라
진짜 나를 찾아가는 여정!

“지금, 잃어버린 나를 찾아 헤매고 있나요?”

커다란 고릴라가 작은 초록 공을 응시하는 표지 그림과 “초록색 공을 본 적 있나요?”라는 질문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숲속을 헤매는 화자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점점 더 깊은 내면의 세계로 발을 들이게 됩니다. 반복되는 질문과 대답, 그리고 글과 어긋나는 그림은 묘한 긴장감을 자아내며 이야기를 이끌어 갑니다. 모두가 초록색 공을 본 적 없다고 말하지만, 그림 속 동물들은 분명히 그 공을 바라보거나 뒤쫓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초록색 공은 대체 무엇일까요?
화자가 만나는 동물들은 단순한 동물이 아닙니다. 빈자리를 찾는 부엉이, 자신을 들여다보는 가젤, 허물을 삼키는 뱀, 가면을 쓴 사슴은 모두 화자의 감정과 내면을 상징합니다. 사회의 기대에 맞추려 애쓰고, 불안과 욕망을 감추거나 드러내는 등,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복잡한 마음의 조각들이지요. 이들의 모습은 ‘진짜 나’를 찾고자 하는 여정과 맞닿아 있습니다.
《밤버스》와 《안녕 파라다이스》를 통해 우리 내면에 깃든 고민을 깊이 있게 그려 온 배유정 작가는 이번 신작 《초록색 공을 본 적 있나요?》에서 독자에게 질문을 건넵니다. 그리고 이 물음은, 후반부에 이르러 “당신이 정말로 잃어버린 것은 무엇일까요?”라는 더 깊은 질문으로 확장되지요.
긴 여정을 지나 마지막 책장을 넘기는 순간, 우리는 초록 공을 찾는 여정이, 다름 아닌 있는 그대로의 진짜 나를 찾는 과정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매 장면 펼쳐지는 화려하고 감각적인 이미지에는, 때로는 모두에게 뽐내고 싶고 때로는 가면 뒤에 꼭꼭 숨기고 싶기도 했던 ‘진짜 나’의 다양한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책은 이러한 내면의 얼굴들을 가감 없이 보여주며 우리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오롯이 마주할 때 비로소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내면의 불안과 조각난 감정을 하나씩 마주하며
‘진짜 나’를 찾아가는 여정

살다 보면 누구나 길을 잃을 때가 있습니다. 지금껏 믿어 왔던 자신을 불신하게 되거나,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숨기면서 진짜 나를 잃어버리기도 하지요. “초록색 공을 본 적 있나요?” 주인공이 숲을 헤매며 던지는 이 질문은, 이처럼 삶의 여정 속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는 우리 모두를 향한 물음이자, 쉽게 끝나지 않을 기나긴 여정의 시작이며, 그 여정의 끝에서 마주하게 될 깨달음의 문을 열어줄 중요한 열쇠입니다.
화자는 계속해서 초록색 공을 찾고, 그 질문에 누군가가 답합니다. 숲속을 헤매는 동안 화자와 대화하는 이 ‘누군가’는 초록색 공은 본 적이 없다고 말하면서, 자신이 마주한 동물들에 관해서만 이야기하지요.
반복되는 이 문답 속에 작가는 흥미로운 긴장감을 주는 요소를 숨겨두었습니다. 글에서는 초록색 공을 보지 못했다고 말하지만, 그림 속 동물들은 초록색 공을 뒤쫓거나 정면으로 바라보기도 하고, 마치 몸의 일부처럼 초록색 공과 뒤섞여 있기도 합니다. 이처럼 말과 그림이 서로 어긋나는 구성은 주인공의 여정을 따라가던 독자의 머릿속에 새로운 의문을 남깁니다. 정말, 아무도 초록색 공을 본 적이 없는 걸까요?
책은 잃어버린 무언가를 찾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나’를 잃어버린 우리가 겪는 혼란과 회복의 과정을 섬세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초록색 공만을 찾아 헤매던 화자는 이야기의 후반부에 이르러 묻습니다. “내가 정말로 찾고 있었던 건 무엇이었을까요?”라고요.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깨닫습니다.
커다란 고릴라가 결국 마음속에서 자기 자신을 찾고 조용히 들여다보았듯, 애초에 잃어버린 것은 없었다는 것, 내가 초록색 공을 찾아 헤매며 마주했던 모든 모습이, 바로 내가 찾고 있던 ‘진짜 나’였다는 것을요.

가면을 쓴 사슴, 허물을 삼키는 뱀, 자신을 들여다보는 가젤…
숲속을 헤매다 비로소 마주하는 감춰진 자아의 얼굴들

책 속에서 화자가 만나는 동물들은 단순한 숲의 동물이 아니라, 화자의 감정과 내면을 형상화한 존재들입니다. 외로움, 불안, 자의식 과잉, 결핍, 욕망 등 우리 마음속에 분명히 존재하지만,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복잡한 감정들이 동물이라는 형상으로 시각화되어 우리 앞에 나타나지요.
빈자리를 찾는 부엉이, 자신을 끊임없이 들여다보는 가젤, 허물을 삼키는 뱀, 가면을 쓰고 있는 사슴 등 책 속의 동물들은, 사회적 시선과 기대 속에서 자신을 잃어버린 자아의 조각들입니다. 그들의 행동은 타인의 기준에 맞추려 애쓰는 모습 같기도 하고, 그러느라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기도 하는 모습이기도 하며, 또 무언가를 감추거나 애써 드러내려는 불안한 마음을 반영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결국, 이 조각들이 모두 모였을 때 비로소 '나 자신'이 된다는 진실을 우리는 발견하게 됩니다.
이처럼 감춰졌던 자아의 얼굴들과 마주하는 경험은 ‘진짜 나’를 찾는 과정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순간입니다. 때로는 낯설고 어색하며, 내가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힘으로 이어지게 되지요. 책은 그러한 ‘마주함’의 순간을 깊고도 섬세하게 포착해 냅니다.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 작가 배유정이 감각적으로 빚어낸
환상적인 그림과 섬세한 내면의 기록

인간 내면의 고민과 외로움을 독창적인 시선으로 그려 온 배유정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다시 한번 깊이 있는 감수성과 탁월한 표현력을 선보입니다. 《초록색 공을 본 적 있나요?》는 숲이라는 공간, 초록 공이라는 상징, 낯선 동물이라는 존재를 통해 보이지 않는 내면의 세계를 시각적으로 구현해냈습니다. 말로 담아내기 어려운 고뇌와 복잡하게 얽힌 감정들을 화려한 이미지로 펼쳐 보이며 독자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지요.
작가의 그림은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낯설면서도 친근한 이미지로 독자의 감정을 자극합니다. 과감한 구도와 색감, 생동감 있는 등장인물들의 표정과 모습은 초록색 공을 찾는 이야기에 더욱 몰입하게 만듭니다. 특히 글과 그림의 미묘한 어긋남을 통해 독자의 해석을 유도하는 구성은, 화자와 동물의 시선을 오가게 하는 섬세한 장치로 작용합니다.
엄마 오리를 따라가듯, 커다란 공을 졸졸 따라가는 새끼 오리들, 공과 사랑에 빠져 주변을 보지 못하는 분홍빛 홍학, 그리고 작은 공에 집착하며 점점 구석으로 자신을 몰아가는 이구아나 등 《초록색 공을 본 적 있나요?》는 내밀한 감정을 시각화하는 독특한 형식을 통해, 독자가 때로는 화자가 되고, 때로는 그림 속 동물이 되어 다양한 감정에 깊이 빠져보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는 서사, 글과 그림의 조화, 상징의 깊이가 어우러져, 책은 독자에게 묵직한 울림을 남깁니다.

  • 배유정자세히보기

    어릴 적부터 유일하게 싫증나지 않는 일이 그림 그리기였습니다. 스케치북과 크레파스를 놀이 삼아 날마다 상상 속에 빠져 지냈습니다. 알록달록 맘에 드는 물감과 색연필을 찾아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내면, 우주, 순환 같은 낱말들을 좋아합니다. 그 낱말들을 오랜 시간 들여다보고 귀 기울여 낸 첫 그림책 《나무, 춤춘다》로 2018년 볼로냐 라가치상 ‘뉴호라이즌 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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