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introduction
책소개
재고 세고! · 수와 양
- 시리즈 지식·교양_끼리끼리 재미있는 우리말 사전
- 연령 초등 3~4학년(9~10세)
끼리끼리 엮어 재미있게 보여주는 재고 세는 우리말
요즘은 도량형을 통일한다는 명목으로 우리가 흔히 쓰던 평이나 푼, 치 같은 전통적인 단위 대신 미터나 그램법을 쓰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오랫동안 재고 세면서 써왔던 우리말들이 쓸모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재고 세는 우리말들은 미터나 그램처럼 아주 정확하지는 않아도 자 대신 저울 대신 손으로 몸으로 재고 셀 수 있어 편리하고 창조적이지요. 사실 지금 어른들이 아이였을 때는 손뼘 잴 일이 많았습니다. 구슬치기나 자치기를 하면서 또 날마다 짝과 책상 너비 다툼을 하면서 바삐 손뼘을 쟀지요. 뼘과 마디가 훌륭한 자 노릇을 했던 것이지요.
이 책에서는 예부터 써오던 재고 세는 우리말들을 길이, 양, 물건, 수와 나이, 시간과 날짜를 재고 세는 말들로 갈래를 쳐서 끼리끼리 묶었습니다.
뼘, 마디, 아름, 발, 길. 이렇게 늘어놓으면 한눈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금방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짧은 길이를 재는 뼘과 마디, 조금 긴 길이를 재는 아름과 발∙길을 끼리끼리 묶어 두면 한눈에 어떻게 뜻이 다른지, 느낌이 다른지 금세 알게 되지요. 말에 따라 나는 작은 차이를 알고 느끼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우리말의 갖가지 표정이 다 보입니다.
끼리끼리 묶는 데 그치지 않고 재고 세는 말들을 알아보기 쉬운 작은 그림으로 그렸습니다.
한 자밤과 한 줌, 한 모숨의 차이를 그림으로 한눈에 척 알아보게요. 눈으로 보면 금방 뜻을 알게 되지요. 아이들이 그동안 쓰지 않거나 모르던 말이라도 쉽게 뜻을 알게 됩니다.
뼘과 마디, 아름과 발처럼 길거나 짧거나, 굵거나 가늘거나에 따라 재는 말이 다 다른 게 우리말은 참 다채롭기도 합니다. 그리고 벌, 켤레, 매, 손처럼 똑같은 두 개지만 물건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른 게 참 친절하기도 합니다. 자밤, 줌, 움큼, 모숨처럼 같은 양이라도 손으로 쥐는 정도에 따라 다른 표현이 참 섬세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말은 재미있고 아름다운 말이지요. 물론 한글도 우수하지만 한글로 쓰여지는 우리말이 참 우수하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떠올릴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