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introduction

책소개

모기와 황소

  • 현동염 / 그림 이억배 / 발행일 2003-02-05
  • 페이지 34 / 판형 258 x 258 mm
  • 가격 12,000원
  • ISBN_13 9788955820041 / KDC
  • 시리즈 문학_민들레 그림책 07
  • 연령 유아(4~6세), 초등 1~2학년(7~8세)
  • 수상내역 2009 볼로냐 아동도서전(주빈국관 일러스트레이터 원화 전시 작가)
  • 추천내역 열린어린이(선정도서), 교보문고(권장도서), 경기도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추천도서), 어린이도서연구회(권장도서), 한우리(권장도서), 아침독서신문(초등 추천), 북스타트(선정도서), 나이스북(독서논술 선정), 동화 읽는 가족(2003년 겨울 방학 추천도서)

"이 책은 우리 창작 그림책 목록에 또 한 권의 아름다운 책을 올렸다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는 책입니다. 1949년 '어린이'지에 실린 현동염의 작품 '모기와 황소'에 한국의 대표적 일러스트레이터인 이억배 선생님의 그림이 어우러져 탄생된 책입니다. 이 책은 발표된지 반 세기가 지난 글이지만, 여전히 풍자와 해학의 개성 넘치는 세계를 어린이 문학으로 유감없이 보여주는 수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온갖 표정이 담긴 황소의 느긋한 눈매가 압권인 이억배 씨의 그림은 이 그림책의 느낌을 한 단계 더 높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억배 선생님은 이 책을 그려내는 데 1년여를 꼬박 바쳤습니다. 글에 나타난 익살과 내용이 여간하지 않다는 것을 안 작가는 꼬박 1년여의 시간을 작품을 다듬는 시간으로 사용했습니다. 그리하여 그 공들인 시간은 허풍떠는 모기와 겁 많은 기회주의 파리의 아웅다웅 다툼뿐 아니라, 간들거리는 모기와 폭발적인 힘을 숨긴 황소 사이의 팽팽한 긴장을 살아 있는 것으로 만들어냈습니다.


<모기와 황소>를 펴내며

동화작품을 그림책으로
그림책으로 펴낼 만한 동화를 찾던 중에 현동염 선생님의 <모기와 황소>를 만나게 되었다. <모기와 황소>를 읽으면서 작품 속에 담겨 있는 풍자와 해학이 그림책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등장인물이 모기, 파리, 병아리, 황소로 우선 크기가 엄청나게 다르다. 모기와 황소를 어떻게 한 화면에 담을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힘들게 함께 일한 그림책 작가 이억배
그림책 작가 이억배 씨와는 <솔이의 추석이야기>를 낸 이후로 몇 번 함께 작업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원고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몇 번 퇴짜를 맞았다. 나는 '모기와 황소'를 보면서 또 이억배 씨를 떠올렸다. 작가를 찾아가 슬쩍 작품을 보여줬다. 꼼꼼히 읽어 보고 연락하겠다고 했다. 늘 그렇다. 항상 꼼꼼하게 따지는 작가를 보면서 속으로 이번에도 또 퇴짜를 맞는 거 아냐 하고 걱정을 했다. 일 주일 뒤에 작가에게 연락이 왔다. 작품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억배 씨라면 내가 걱정했던 문제를 잘 풀어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사실 확인이 중요하다
파리가 소의 피를 빨아먹는 게 맞느냐는 작가의 질문이 있었다. 내가 먼저 알아서 확인할 일인데 조금 민망했다. 백과사전에 '쇠파리'가 소나 말의 피를 빨아먹는다고 나와 있었다. 국립보건원에 '파리'를 전공하신 연구원에게 질문하니 ""우리 농촌에서 흔히 말하는 쇠파리는 소등에일 경우가 더 많다. 소등에도 파리목에 해당하므로 별 문제가 없다.""는 답변이 왔다.

예스러운 문장을 어떻게 할까?
본문 가운데 모기가 파리에게 '검둥이'라고 부르는 장면이 두 곳 나온다. 혹시 이게 '겁둥이'가 잘못된 인쇄가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내용으로는 '겁둥이'가 잘 어울린다. 그래도 '겁둥이'가 표준어가 아니라 끝까지 망설이다가 그냥 원문대로 '검둥이'라고 썼다. 그 밖에도 사전에는 나오지 않는 입말체 글이 제법 있다. 어린이책이니 사전에 나오는 말로 바꿀까 아니면 주를 달아 줄까 고민했다. 끝까지 결정을 못 내리고 있을 때, 그림 작가가 그림을 보면 모든 뜻이 통하니 그냥 원문을 살려서 가자고 했다. 나도 어린이들이 예스러운 문장을 접하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해서 그대로 원문을 살려 실었다.

새로 태어난 <모기와 황소>
<모기와 황소>는 널리 알려져 있는 동화는 아니다. 현동염 선생님도 거의 자료가 없을 정도로 알려진 게 없는 작가다. 하지만 이제 <모기와 황소>는 다시 태어날 것이다. 이런 작업은 늘 부담스럽다. 부담스러운 작업을 마다않고 최선을 다해 준 작가 이억배 씨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그리고 새로 태어난 그림책 <모기와 황소>가 어린 독자들에게 사람받는 그림책이 되기를 바란다."

  • 현동염자세히보기

    소파 방정환의 수제자로 수많은 아동문학작품을 남겼습니다. 1932년 “조합 간부로 노동운동을 하면서 소년 소설을 쓴다”는 기록이 있으며, 계급주의 아동 문학의 전성기에 『별나라』와 『신소년』에 글을 쓰면서 활동했습니다.
    소파 방정환의 주도로 창간된 『어린이』지에 많은 작품이 실려 있으며, 동시집 『알암밤 형제』를 남겼습니다.

  • 이억배자세히보기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나 미술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했습니다. 《솔이의 추석 이야기》, 《개구쟁이 ㄱㄴㄷ》, 《잘잘잘 1 2 3》, 《이야기 주머니 이야기》, 《오누이 이야기》, 《봄이의 여행》을 쓰고 그렸으며, 《모기와 황소》,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 《반쪽이》, 《5대 가족》 등 그림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비무장지대에 봄이 오면》으로 전미도서관협회(ALA)에서 주관하는 미국 베첼더 어워드 어너리스트로 선정되었습니다. 한 장의 그림이 어린이 마음속에 오래 남아 숨쉬기를 바라면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 <책엄마 하은숙의 이 책만큼은 꼭 읽으세요> 대전일보, 2009-12-22
    ...소의 털 하나까지 표현한 그림이 글의 이해와 감동을 자아낸다. 옛말과 오늘날의 말을 비교해보고 왜 이렇게 변했는지 생각해 보자.
    [바로가기☞ http://www.daejonilbo.com/news/newsitem.asp?pk_no=858017]

    "“약삭빠른 녀석들 혼쭐나볼래”

    빈둥빈둥 놀면서 남의 피나 빨아먹고 사는 파리나 모기는 열심히 일하는 황소가 미련해 보였다. 그래서 황소를 우습게 보고 들러붙어 괴롭히다가 큰 코를 다친다. 점잖게 참고 있던 황소가 벼락처럼 휘두른 꼬리채에 맞아 나가떨어지고 만 것이다.

    해방 전후에 활동한 아동문학가 현동염의『모기와 황소』는 이 간단한 줄거리에 반듯하지 못한 세태를 비판하는 날카로운 칼을 품고 있다. 소파 방정환이 만든 잡지 ‘어린이’의 1949년 5월호에 발표한 작품이니 반 세기가 넘었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풍자 정신은 세월의 풍화를 견디고 여전히 생생하게 다가온다. 작가는 변변찮은 파리 모기가 황소를 만만하게 보고 비웃다가 화를 자초하는 이야기를 익살맞고 통쾌하게 그리고 있다. 어린이를 위해 씌어진 100줄 남짓한 짧은 글이지만, 어른이 읽어도 좋을 빼어난 우화이다.

    모기는 황소에 달려들었다가 나동그라진 파리를 비웃으며 으스대다가 결국 자신도 황소의 한 방에 나가떨어지고 만다. 그걸 보고 파리가 말한다. “그놈이 그처럼 남을 깔보고 남을 속이고 남의 피를 마음껏 탐내더니 그만 소 벼락을 맞고 말았구나.” 황소와 모기, 파리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닮았다. 작가는 파리의 입을 빌어 세태를 꼬집는다. “소로 말하면 피땀이 나도록 일을 하고 먹는데, 자네로 말하면 낮에는 이렇게 낮잠이나 자다가 저녁이 되면 슬쩍 나타나서 남의 살과 피를 공짜로 빨아 먹으려만 다니니, 그래도 죄스러운 생각이 없단 말야. 나도 역시 자네와 비슷한 놈으로 양심상 죄스러울 때가 많으니 말일세….”

    이 책은 좋은 글과 좋은 그림이 결합한 아름다운 그림책의 보기라 할 만하다. 구수한 입말이 살아있는 힘있는 글도 훌륭하지만, 일러스트레이터 이억배의 정성을 다한 그림도 감탄스럽다. 황소와 파리, 모기의 잔털 한 오라기까지 놓치지 않으면서 황소의 눈매에 온갖 표정을 담아낸 솜씨는 압권이다. 순하고 느긋하게 내리 깔거나, 화가 나서 흘겨보거나, 얄미운 모기를 때려눕힐 기회를 보며 ‘요놈, 어디 두고 보자’ 하고 벼르는 황소의 눈매를 보는 재미가 글 읽는 재미에 못지않다.
    --- 한국일보 책과세상 오미환 기자 (2003년 2월 15일)

    게으른 모기가 황소보고 미련하대요

    우화하면 흔히 이솝 우화를 떠올리지만 우리에게도 외국에 지지 않는 빼어난 우화가 있답니다. 1949년 5월 ‘어린이’지에 실렸던 현동염의 ‘모기와 황소’는 그 대표적인 작품. 일러스트레이터 이억배씨의 세밀화로 새롭게 탄생한 이 동화는 반세기라는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우리 우화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놀고 먹으면서 남의 피나 빨아먹는 모기나 파리는 늘 열심히 일하는 황소를 미련한 동물로 취급합니다. 모기는 순하고 어리석은 황소 피쯤 빨아먹는 일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으스댑니다. “황소야,이놈. 모기 대장님이 오셨다. 버릇없이 누구 앞에서 함부로 낮잠이냐. 나에게 절 한 번 끄떡,하면 잠자게 하지”

    모기의 간들거리는 짓에 분이 난 황소는 짐짓 태연한 척하면서도 한 방에 때려눕힐 궁리를 합니다. “조놈이 정말 죽지 못해 몸살이 나나 보군…. 어디 이놈 두고 보자”

    겁 많은 파리는 결국 황소의 한 방에 나가떨어지는 모기를 보고 줄행랑을 칩니다. “그놈이 그처럼 남을 깔보고 남을 속이고 남의 피를 마음껏 탐내더니 그에 소 벼락을 맞고 말았구나”

    황소와 모기와 파리로 내세워지는 다양한 인간 군상의 한판 힘겨루기가 동화 속에 오롯이 드러나 있다는 데 이 작품의 묘미가 있습니다. 파리의 입을 빌어 하는 말 속에는 날카로운 세태 풍자가 있습니다.

    “소로 말하면 피땀이 나도록 일을 하고 먹는데,자네로 말하면 낮에는 이렇게 낮잠이나 자다가 저녁이 되면 슬쩍 나타나서 남의 살과 피를 공짜로 빨아먹으러만 다니니 그래도 죄스러운 생각이 없단 말야,나도 역시 자네와 비슷한 놈으로 양심상 죄스러울 때가 많으니 말일세…”

    구수한 입말체는 밤마다 어른과 아이들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옛 시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황소의 느긋한 눈매,허풍떠는 모기와 겁 많은 기회주의자 파리의 아웅다웅 다툼,간들거리는 모기와 폭발적인 힘을 숨긴 황소 사이의 팽팽한 긴장을 담아낸 그림이 읽는 재미를 더하게 합니다.

    더구나 지금은 잊혀진 농촌의 일상이 잘 드러나 있군요. “꼬기요-. 닭의 울음에 먼동이 터옵니다. 외양간에서는 일터로 나갈 황소가 여물죽을 먹고 있습니다. 구수한 김이 무럭무럭 나는 콩 섞인 여물죽입니다. 이를 본 병아리는 군침이 동했습니다” 하지만 마음이 어진 소는 염치 없는 병아리가 여물죽에서 가장 맛있는 콩을 느긋하게 나누어 먹습니다.

    『모기와 황소』가 발표된 때는 비록 가난하고 혼란스러운 시대였지만 작가들의 정서만큼은 풍요로웠던 해방 전후의 문화적 지평을 가늠케 합니다. 하지만 글을 쓴 현동염에 대해서는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알려진 바가 거의 없어 동화를 사랑하는 이들을 안타깝게 합니다. 현동염은 소파 방정환의 제자로 “노동운동을 하면서 소년소설을 썼다”는 짧은 기록과 함께 동시집 ‘알암밤 형제’를 남겼다는 이력 외에는 언제 태어나 언제 사망했는지조차 알려지지 않았답니다.
    --- 국민일보 책과길 정철훈 기자 (2003년 2월 14일)

    놀고 먹으면서 남의 피나 빨아먹는 모기나 파리로서는 늘 열심히 일하고 먹는 황소가 미련스럽기 짝이 없어요. 순하고 어리석은 놈들을 등쳐먹는 데 이력이 난 모기는 황소 피쯤 빨아먹는 일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으스댑니다. ""황소야, 이놈. 모기 대장님이 오셨다. 버릇없이 누구 앞에서 함부로 낮잠이냐. 나에게 절 한 번 끄떡하면 잠자게 하지."" 모기의 간들거리는 짓에 분이 난 우직한 황소는 짐짓 태연한 척하면서도 한 방에 때려눕힐 궁리를 합니다. ""조놈이 정말 죽지 못해 몸살이 나나보군... 어디 이놈 두고 보자."" 겁 많은 파리는 결국 황소의 한방에 나가떨어지는 모기를 보고 줄행랑을 칩니다.
    어른들의 입담으로 들어온 우리 우화인 '모기와 황소'는 다양한 사람살이를 대신 보여주고 있답니다.
    --- 여럿이 함께 (3월호)

    따끔한 우화가 생생한 아름다운 그림책
    표지에 크게 그려진 눈 감은 소의 얼굴이 평안하고 정겹습니다. 쓰다듬어 보고 싶도록 생생한 질감의 털빛, 어진 눈을 내리덮은 눈꺼풀 아래로 섬세하고 긴 속눈썹이 불러일으키는 아늑함이 고운 빛깔의 바탕과 퍽이나 잘 어울렸습니다. 이 평온을 건드려 깨뜨릴 날것, 모기가 날개를 팔랑거리며 소의 콧잔등에 막 내려앉으려는 찰나입니다. 구성력이 예사롭지 않은 표지 그림 위에는 크기를 달리해 모기와 황소를 대비시킨 제목이 앉았습니다.
    기대와 설레임으로 책을 열면 면지 가득 먼동이 터 옵니다. 한지가 몇번이고 머금은 색들이 하늘빛을 품어 냈습니다. 이야기는 반 세기도 더 전의 우리 우화입니다. 1949년에 현동염이 쓴 깨우치는 바가 재미있고, 글에서는 시대를 겨냥한 정신과 힘이 느껴집니다.
    이런 글에 그림작가는 과연 어떤 해석을 더해 그림을 펼쳐 갈까? 우리 전통 회화 기법과 사실주의에 기반한 그림을 그려 온 작가가 선택한 사실성에 혀를 내두릅니다. 황소를 이처럼 사실적으로 묘사함으로써 그림에 그 성품까지 담아냈으니까요. 옛 초상화와 자화상이 펴뜩 떠오릅니다. 수염 한 올까지 세듯이 그려냄으로써 대상의 정신까지 담으려 했던 그 눈빛과 마주했을 때의 생생한 전율 말입니다.
    황소의 선하고 우직한 눈매며 여물을 씹고 있는 입매가 가위 압권입니다. 1년 여를 공들인 작가의 노고가 만들어 낸 세밀한 한국화가 캐릭터의 성격을 생생하게 살려 냈습니다. 말 많은 물것들, 모기와 파리를 세밀화로 그리되 글 속에 나타난 그들의 성격까지 그림에 부여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을까 생각하며 새삼 감탄합니다. 깃털이 제법 닭꼴을 갖추어 가는 중병아리며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여물죽, 외양간의 거미줄까지 손에 잡힐 듯 선합니다.
    사실성이 획득해 낸 진정성을 따라가며 우리 정서와 우리 글의 멋을 한껏 맛보는 아름다운 우리 그림책입니다. 하지만 좋은 것을 보면 욕심이 더 나 언제나 안달하는 자, 있기 마련이지요. 원작을 좀 더 쉽고 그림책에 맞게 재구성했으면 어땠을까요? 이 그림책이 '작가앨범'이 아니라 '민들레 그림책' 시리즈로 묶인 까닭에서 말입니다. 안달하며 들볶는 자, 이렇게 한 마디 해 봅니다. ""모기야, 파리야, 입 좀 반만 다물어라.""
    --- 열린어린이 (3월호)

    병아리가 ""황소님, 미안하지만 개평 좀 댑시다""하고 인사한 뒤 황소의 콩 섞인 여물죽을 얻어 먹는다. 황소는 원체 마음이 어진 소라 성내지도 않고 가만 둔다. 이 모습을 보고 파리는 소란놈이 원체 어리석고 못나서 작은 병아리에게도 음식을 빼앗기는구나 싶어 소 잔등에서 피를 빨다 혼이 난다. 꼬리에 휩쓸려져 바닥에 나동그라진 것이다. 모기는 한 술 더 떠서 파리에게 ""그까짓 지지리 못난 놈한테 혼이 나다니...그 놈은 나의 밥이며 나의 놀림감인데""하고 비웃으며 황소 피를 빨아먹으려한다.
    황소와 병아리, 모기와 파리가 등장하는 이 우화는 1949년, <어린이>지에 발표한 글이다. 우직하게 일해서 먹고 사는 사람과 일하지 않고 공짜로 살려는 사람들을 대비시켜, 인간의 어리석음을 꾸짖는 이 글은 50여 년이 지난 2000년대에 더욱 빛을 발하는 듯하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 착한 사람을 못났다고 비웃는 어리석음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그림책이 된 <모기와 황소>가 더욱 빛나는 것은 대립과 긴장을 잘 살린 그림 덕이다. 그림에는 작고 작은 모기와 크고 힘있는 황소의 대비가 생생하게 표현되어 진정한 힘은 일하는 황소에게 있음을 강조해준다. 또 활달한 장면 변화로 까불대는 모기와 우직한 황소의 대립이 주는 긴장감을 살렸다. 덕분에 아이들은 재미있게 읽고 보는 가운데 통쾌한 결말을 즐길 듯 하다. 아이들은 모두 힘있고 정의로운 황소 쪽에서 있을 테니 말이다.
    --- THE BOOK (3월호)

    놀고 먹으면서 남의 피나 빨아먹는 모기와 파리는 늘 열심히 일하는 황소를 미련하다고 생각하다 결국 잘난 척을하던 모기는 큰 코를 다치게 된다. 해학과 풍자 속에 깊은 교훈이 담긴 우화 그림책으로 한국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그림이 눈길을 끌고 있다. 작가가 1년여를 공들였다는 그림에는 잊혀진 우리 시골의 풍경과 동물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살아있고 또한 구수한 입말체로 되어있는 문장은 옛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을 준다.
    --- 독서 신문 (2003년 3월 9일)

    손톱만 한 모기와 집채만 한 황소라니. 제목도 참 별나지요? <모기와 황소>는 현동염 선생님이 1949년 5월 어린이 잡지 <어린이>(1923~1949)에 실었던 글에, 일러스트레이터 이억배 선생님이 그림을 그린 그림책이에요.
    1949년 벌써 50년도 더 된 셈인데, 요즘 어린이가 읽어도 재미가 있을까 걱정된다고요? 걱정 말아요, <모기와 황소>는 내용도 내용이려니와, 감칠맛 나는 말투가 아주 재미있는 책이거든요. 어디 어떤 내용인지 한번 볼까요?
    어느 날 하릴없이 외양간을 날아다니던 파리는 소와 병아리가 여물을 나누어 먹는 것을 보고 아주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무서울 것 없어 보이는 커다란 소가 까마득히 작은 병아리 하나 어쩌지 못하고 밥을 뺏기는 것처럼 보였거든요. 그래 이 파리는 소란 놈이 아주 어리석고 못나서 그러는 것이라 생각하고는 겁도 없이 소잔등에 내려앉아 피를 빨아 먹었지요. 그런데 이 파리가 어찌나 피를 세게 빨았던지, 여물을 먹던 소가 등이 따가워 꼬리로 '타악!'쳐 버렸어요.
    혼이 난 파리는 겨우 목숨만 건져서 달아났어요. 그런데 한참을 날아가다보니 모기 한 마리가 느긋하게 쉬고있지 않겠어요?
    파리는 새삼 자기 처지가 딱하게 느껴지고, 몸도 아프고 해서 모기에게 푸념을 늘어놓았어요. 그런데 파리 말을들은 모기는 되려 파리를 비웃는 거예요! 자기는 소가 하나도 무섭지 않을 뿐더러, 소는 그저 자기 밥이고 놀림감이라면서 말예요. 모기가 하는 양을 쭉 지켜보던 파리는 어처구니가 없기도하고, 바짝 약이 오르기도 했어요. 그래 황소를 찾아가 누구 말이 옳은지 시험을 해 본 뒤, 옳은 편이 절을 받기로 내기를 하지요.
    --- 어린이신문 굴렁쇠 (2003년 3월 12일)

    어린이 잡지에 실린 1949년 작품이 다시 그림책으로 엮어졌다. 잘난척과 교만함을 멀리 하라는 교훈을 담은 우화이다. 어진 소와 소의 피를 빨아먹는 파리 그 파리를 보고 비웃는 모기가 나온다. 우리 글과 정서를 그림으로 한껏 살려낸 아름다운 우리 그림책이다.
    --- 어린이전문서점 곰곰이 (2003년 3월 10일)

    ""반세기 전 우리동화 새옷 입었네 ""

    1949년 5월호 ‘어린이’지에 실린 현동염의 글을 일러스트레이터 이억배씨가 일년여의 작업끝에 아름다운 우리나라 그림책으로 만들었다. 조용한 농촌풍경하며 우리 마음속에 자리한 우직한 황소의 이미지, 겁 많은 파리와 간들거리는 모기의 성격이 그렇게 한국적일 수가 없다. 이솝우화 같은 풍자와 교훈을 담고 있으면서도 한국적 맛까지 음미할 수 있다.

    놀고 먹으면서 남의 피나 빨아먹는 모기나 파리로서는 늘 열심히 일하고 먹는 황소가 미련스럽기 짝이 없는 꼴상이다. 순하고 어리석은 놈들을 등쳐 먹는 데 이력이 난 모기는 황소피쯤 빨아먹는 일은 나무것도 아니라는 듯 으스댄다. 모기의 짓거리에 분이 난 황소는 짐짓 태연한 척하면서도 한 방에 때려눕힐 궁리를 한다. 결국 황소의 한 방에 나가떨어지는 모기를 보고 파리는 줄행랑을 친다.

    “그놈이 그처럼 남을 깔보고 남을 속이고 남의 피를 마음껏 탐내더니 그에 소 벼락을 맞고 말았구나.”

    첫장과 마지막장 황소의 눈매가 압권이다. 느긋한 표정이 한결같다. 현동염은 소파 방정환의 수제자.
    --- 동아일보 김진경 기자 (2003년 2월 26일)

    시골외양간 풍경 그려낸 우화

    이를 어쩌나.넉넉한 마음씨가 그만 탈이 되고야 말았으니.이른 아침, 김이 무럭무럭 나는 맛난 여물죽을 병아리와 나눠먹은 황소. 그런 그를 만만하게 보고 달려들었다가 혼쭐이 난 파리 한놈, 기어이 댑싸리 나무에서 만난 모기에게 바람을 넣는다.“남산만한 황소를 이길 수 있겠냐?”고.

    소파 방정환의 수제자인 아동문학가 현동염이 쓴 『모기와 황소』(이억배 그림,길벗어린이 펴냄)는 은유의 깊이와 행간의 여유를 두루 갖춘,사려깊은 우화다.무엇보다,1949년에 씌어진 글인 만큼 ‘다우치다’‘지척거리다’‘콧바구니’ 같은 순우리말을 되씹는 재미가 새롭다.

    ‘읽는 맛’만큼이나 ‘보는 맛’도 근사하다.시골 외양간의 푸근한 풍경을 배경으로 집채만한 황소가 곁을 맴돌며 깝죽대는 손톱만한 파리 모기를 상대하다니! 불균형한 듯하면서도 익살맞은 그림만 봐도 절로 미소가 머금어진다.

    파리가 싸움을 부추긴 뒤,모기와 황소가 벌이는 한판 대결이 책의 주요내용.간략히 상황만 묘사하는 짧은 글 속에 신통하게도 커다란 메시지가 숨어있다.간교한 공격을 줄기차게 퍼붓는 모기와 거기에 꿈쩍도 않는 황소.그 상반된 캐릭터 사이에서 눈치나 살피는 파리의 기회주의적 속성 등은 인간세태를 그대로 꼬집어 비튼다.가려워서 황소가 고개를 들었다 숙이자,이를 자기에게 절을 하는 거라 우기는 모기의 견강부회도 인간의 모습과 꼭 닮았다.
    --- 대한매일 황수정 기자 (2003년 2월 21일)

    피땀없이 요행바라는 세태에 울리는 경종

    지그시 눈을 감고 단잠에 빠진 황소. 그 느긋한 눈매와 완고해 보이는 콧잔등을 따라 한참을 내려가니 모기 한마리가 날개를 비벼대며 황소의 코끝에 막 내려앉으려 한다. 평화를 깨뜨리려는 순간! 어떤 이야기이길래? 표지부터 입맛을 다시게 하는 그림책이다.

    이야기는 반 세기도 더 전에 쓰여진 우리 우화다. 방정환선생의 수제자라고만 알려진 저자가 1949년 5월 ‘어린이’ 지에 발표한 작품인데, 풍자하고 빗대어 은근히 깨우치는 바가 통쾌하고 의미심장하다.

    “꼬끼요~” 먼동이 튼 아침, 일을 나가기 전 황소 한마리가 여물을 먹고 있다. 뜨끈뜨끈한 콩여물죽에 군침이 돌아 “개평 좀 댑시다” 하고 다가오는 병아리에게 황소는 기꺼이 밥을 나눠준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파리는 덩치만 크지 이놈의 황소가 어리석기 그지없다고 판단, 소의 잔등에 날아올라 피를 빨아먹으려다 황소가 휘두른 꼬리채 한방에 나가떨어지고 만다.

    소에게 “혼뜨검이 난” 파리는 모기의 비웃음거리가 된다. “소는 내 밥이야” 하고 자신하는 모기는 “원체 소로 말하면 나의 밥으로 태어난 물건, 나로 말하면 놀고 먹는 양반이고, 그래서 그놈은 나의 앞엔 꼼짝 못하네” 하고 있는 대로 거들먹거린다.

    마침내 황소와 모기의 한판 대결이 펼쳐진다. 온종일 땀흘려 일한 뒤 풀밭에 엎드려 한잠을 청하는 황소. 날카로운 침을 세워 달려든 모기는 “앵앵앵~” 황소의 귓바퀴를 간질거리며 콧잔등이며 목 언저리를 콕콕 쏘아댄다. 마침내 성이 머리 끝까지 나버린 황소. 두 눈방울을 뒤룩뒤룩 굴리며 남산만한 몸집을 부르르르 떠는데….

    다 읽고도 자꾸만 책장을 펼치고 싶은 이유는 그림 때문이다.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으로 아이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이억배가 수염 한 올까지 셀 수 있을 듯 그려낸 주인공 황소가 압권이다. 소 눈망울이 이렇게 맑고 예쁜지, 여물 씹는 모습이 이렇게 천연덕스러웠는지, 어른 아이 모두 입을 딱 벌리고 남을 터. “여물 씹는 장면을 그리기 위해 일주일을 외양간에 붙어 있었다”고 털어놓는 작가다.

    파리의 입을 빌어, “소로 말하면 피땀이 나도록 일을 하고 먹는데, 자네(모기)로 말하면 낮에는 이렇게 낮잠이나 자다가 저녁이 되면 슬쩍 나타나서 남의 살과 피를 공짜로 빨아먹으러만 다니니 그래도 죄스러운 생각이 없단 말야?” 하는 식으로 이야기의 주제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건 구식이지만, “그놈이 그처럼 남을 깔보고 남을 속이고 남의 피를 마음껏 탐내더니 그에 소 벼락을 맞고 말았구나” 하는 마지막 대사에 통쾌해하지 않을 사람도 별로 없다.
    --- 조선일보 김윤덕 기자 (2003년 2월 18일)

    아동문학가 현동염씨의 대표작

    어린이 이야기의 고전하면 이솝우화나 안데르센 동화를 떠올리지만 우리에게도 오랫동안 묵으면서 향기를 더해가는 아름다운 우화들이 있다. 이 책은 소파 방정환의 수제자로 수많은 아동문학 작품을 남긴 아동문학가 현동염씨의 대표작이다. 변변치 않은 미물인 모기와 파리, 그리고 우직한 소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인간 세상에서 빈번히 있을 법한 힘겨루기의 세태를 통쾌하게 풍자하고 있다. 늘 놀고 먹으며 남의 밥그릇을 탐내는 파리와 모기는 언제나 묵묵히 일하는 소를 얕잡아보다가 큰 코 다친다. ‘개평 좀 댑시다’ ‘아유, 싸고지이’ ‘혼뜨검이 나다’ 등 옛 우리 입담체 어휘들이 익살스러움을 더한다.
    --- 경향신문 책마을 (2003년 2월 15일)

    영악한 모기와 만만한 황소를 내세워 인간 사회에서 빈번한 자존심 대결을 익살맞고 통쾌하게 그려낸 그림책. 걸쭉한 입담과 유쾌한 풍자로 독자들을 빠져들게 만드는 이 책은 방정환 선생의 수제자로 알려진 현동염이 1949년 '어린이'에 발표한 작품. 올곧은 풍자와 해학, 교훈이 오래도록 남는 책.
    --- 세계일보 (2003년 2월 15일)

    놀고 먹으며 남의 피나 빠는 모기, 겁많은 기회주의자 파리, 늘 열심히 일하고 먹는 황소…. 등장하는 동물들의 힘겨루기 속에 날카로운 세태 풍자를 담은 이 그림책은 원래 〈어린이〉1949년 5월호에 발표된 글에 그림을 더한 것이다. 동물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도, 다양한 표정을 놓치지 않은 그림이 눈길을 끈다.
    --- 한겨레 (2003년 2월 17일)

    소파 방정환의 수제자라는 현동염의 49년작 동화에 전통민화풍 삽화가 이억배가 그림을 입혔다. 이솝과는 또다른 한국적 해학과 1여년 공들인 그림의 멋진 조화.
    --- 문화일보 (2003년 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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