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introduction
책소개
행복한 붕붕어신간
- 시리즈 문학_인생 그림책 35
- 연령 모든 연령(0~0세)
한국 그림책의 거장 권윤덕 작가, 《행복한 붕붕어》로 자연을 노래하다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생할 수 있을까?
부드럽게 생명의 감각을 깨우는 환경 그림책!
“푸른 하늘 투명한 햇살 물풀 사이 휘감아 돌면,
잔물결 속살속살 새 생명 깨어나네….”
발 달린 물고기 ‘붕붕어’가 부르는 생명의 노래!
전쟁과 폭력의 참상을 마주하고 평화의 메시지를 예리한 시선으로 포착해 온 권윤덕 작가의 새 그림책 《행복한 붕붕어》가 출간되었습니다. 자연 속 생명의 목소리를 담아낸 이번 그림책은 발 달린 물고기 ‘붕붕어’를 통해 자연과 분리된 채 환경을 파괴하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함께 살아가자는 공존의 메시지를 건넵니다.
회색빛 하늘 아래로 오염된 강물이 보이고 검붉은 강물을 거슬러 ‘붕붕어’가 인간 세계로 향합니다. 물 밖으로 나와 두 발로 우뚝 서서 무언가 ‘작정’한 듯, 꿈을 이루기 위해 힘찬 발걸음을 한 발 한 발 내딛습니다. 붕붕어가 도착한 곳은 작은 붕어빵 노점입니다. 예전에 노점 주인을 강에서 만나 생명의 노래를 불러 준 적이 있거든요.
조금 뒤, 어떻게 된 일인지 붕어빵틀에서 발이 달린 붕어빵이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붕붕어빵’을 먹자, 입에서는 아름다운 노래가 흘러나오고 햇살에 반짝이는 강물과 생명이 역동하는 풍경이 생생하게 펼쳐집니다. 오염되지 않은 자연 본연의 모습입니다. 사람들을 만나 생명의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붕붕어의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지요.
권윤덕 작가는 자연의 생명력을 화폭에 담아내기 위해 전통 재료를 기반으로 분채를 다양하게 사용하며 지금의 그림을 완성했다고 합니다. 마치 한 폭의 민화처럼 화려하고 아름답게 그려 낸 그림은, 우리가 잃어버린 자연 그대로를 펼쳐 보이며 진한 감동과 깊은 울림을 독자들에게 선사합니다.
“노점 주인을 찾아가 오랜 꿈을 이룰 거야.”
대자연의 전령 붕붕어, 푸른 강의 메시지를 전하러 인간 세상으로 향하다!
눈이 흩날리는 회색빛 도시를 배경으로 발이 달린 물고기, ‘붕붕어’가 하천에서 올라와 모습을 드러냅니다. 자연과 분리된 도시의 날카로운 시멘트 바닥에 붕붕어가 다리에 힘을 주고 한 발 한 발 내딛더니 사람들 사이로 속도를 냅니다. 붕붕어가 도착한 곳은 ‘행복한 붕어빵’이라는 작은 붕어빵 노점입니다. ‘실수 없이 행동해야 해.’ 노점으로 들어간 붕붕어가 불에 달궈진 붕어빵 틀을 유심히 살피더니 날카로운 쇠칼을 간신히 피하고 팥소를 뜨는 주걱에 조용히 올라타 무사히 빵틀 속으로 들어갑니다. 사실 붕붕어에게는 오랜 꿈이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생명의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목적으로 여기까지 왔거든요. 서서히 달궈지는 깜깜한 빵틀 속에서 붕붕어의 노래가 울려 퍼집니다.
조금 뒤에 노점 주인이 붕어빵을 꺼냅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놀랍게도 붕어빵에 두 발이 달려 있습니다. 빵틀에도 발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한 아이가 발 달린 ‘붕붕어빵’을 골라, 베어 물자 자신도 모르게 노래를 흥얼거리게 됩니다. 아까 붕붕어가 불렀던 그 노래입니다. 노점 주인도 한 입 물자 같은 노래가 입에서 흘러나옵니다. 노래와 함께 아름다운 풍경이 스쳐 지나갑니다. 한 번도 본 적 없었던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 어쩐지 아련한 그리움이 느껴집니다. 이제, 노점 주인은 ‘붕붕어빵’을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어버린 자연을 만나게 할 것입니다. 붕붕어의 꿈이 이루어질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볼 수 없는 맑은 강물, 그 안에서 눈부시게 빛나던 생명들.
그들이 부르는 아름다운 노래가 인간 세상 곳곳에 닿기를!
“푸른 하늘 투명한 햇살…” 붕붕어빵을 먹으면 절로 흥얼거리게 되는 이 노래를 노점 주인은 예전에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오래 전, 강가에서 두 발이 달린 작은 물고기를 만났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강물 속에 손을 넣어 인사하자 손가락 사이를 오가며 노래를 불러 주었던 작은 생명…. ‘아! 붕, 붕어!’ 노점 주인이 발 달린 붕붕어빵을 다시 살펴봅니다. 친구 ‘붕붕어’와 똑같은 모습에, 흥얼거리던 노래는 물고기 친구가 불러 주었던 바로 그 노래였다는 걸 이제 알았습니다.
“푸른 강 물고기 되어 / 인간 세상 나아가면 / 그들이 춤추고 노래하며 / 맞이하네 맞이하네.
내 몸 기꺼이 내어 주고 / 다시 푸른 강물 되어 / 돌아오네 돌아오네.” _(본문 45쪽)
권윤덕 작가는 생명을 귀하게 여겼던 아이누족의 오래된 전설을 듣고 이 아름다운 노래를 지었다고 합니다. 아이누족이 자신들에게 찾아오는 자연물을 먹기 전에 크게 환대하며 감사했다는 전설에서, 생명을 귀히 여기는 마음과 자연과 공존하는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해 담아낸 것입니다. 자연과 분리되어 살아온 지 오래되어 생명을 상품으로 바라보는 우리에게 멀어지고 희미해진 감각입니다. 그렇기에 붕붕어가 부르는 생명의 노래는 우리의 머리와 가슴속 깊은 곳을 가득 채웁니다. 이제 이 작은 생명의 꿈에 화답해야 할 때입니다.
죽음보다 아름다운 자연과 생명을 이야기하고 싶다던 권윤덕 작가,
섬세하고 예리한 시선으로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목소리를 담아내다
2010년 《꽃할머니》를 시작으로 전쟁의 비극적인 순간에서 평화의 메시지를 건져 그림책으로 만들어 온 권윤덕 작가가 이번에는 자연과 생명의 목소리를 그림책에 담아냈습니다. 자연과 분리되어 살아온 지 오래인 우리들. 인간은 난개발을 하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가해자인 동시에 환경오염의 피해를 고스란히 받는 피해자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 생명의 원천이어야 할 강물은 검붉은 색으로 물들어 있고, 사람들은 마스크를 끼고 동물 털이 달린 옷을 두툼하게 걸치고 있습니다. 속눈썹까지 세세하고 곱게 그려져 있지만 어쩐지 눈빛과 표정이 비어 보입니다. 그러나 그와 대조적으로 붕붕어빵을 먹은 아이와 노점 주인의 눈빛에선 생기가 느껴집니다. 붕붕어빵을 먹은 뒤 펼쳐지는 맑은 강물과 생명들을 마주한다면 누구라도 눈을 반짝일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권윤덕 작가는 《행복한 붕붕어》에서 ‘위기’를 경고하는 대신,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몰두했다고 합니다. 자연에서 온 전통 재료를 기반으로 분채를 적절히 사용해 마치 한 폭의 민화처럼 화려하고 아름답게 그려 낸 그림은, 독자들에게 잃어버린 자연을 만나게 하고 깊은 감동을 선사합니다.
본문 마지막 장면, 붕붕어와 노점 주인이 헤엄치고 있는 그 위로 신비로운 존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거대하고 경이로우면서도 아주 오래된, 생명의 근원에 가까운 느낌. 평화롭고 아름다운 이 장면을 보고 있자면 우리에게도 생명의 노래가 들리는 것만 같습니다.
극심한 환경 파괴의 시대에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질문을 던지는 지금, ‘붕붕어’라는 신비로운 존재가 우리를 도시의 영역에서 생명의 영역으로 이끕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느끼고 공존하는 감각을 일깨우는 《행복한 붕붕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