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포도나무 길에 사는 소나무 씨는 어느 날,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포도나무 길에는 온통 하얀 집뿐인걸. 이러니 어느 집이 우리 집인지 나도 모르겠잖아!" 소나무 씨는 흉내쟁이 이웃들과 다르게 집을 꾸밀 수 있을까요? 저마다 가진 개성을 스스로 발견하고 표현하라고 격려하는 미국 어린이문학의 고전을 만나 보세요. |
“똑같은 모습에 똑같은 색깔, 안 돼요 안 돼!” 간판 가게를 하는 ‘소나무 씨’는 포도나무 길에 살아요. 어느 날, 소나무 씨는 동네를 둘러보다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포도나무 길에는 온통 하얀 집뿐인걸. 하얀 집 오십 채가 한 줄로 죽. 이러니 어느 집이 우리 집인지 나도 모르겠잖아!” 소나무 씨는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집을 꾸미기로 했어요. 밋밋했던 하얀 집 마당에 멋진 나무를 심어 활기를 더했지요. 하지만 이웃들이 한 사람도 빠짐없이 소나무 씨를 따라 집을 꾸미는 바람에, 포도나무 길에서 소나무 씨 집을 찾기란 여전히 어려웠어요. 긴긴 궁리 끝에 집 전체를 보라색으로 칠하기로 한 소나무 씨! 이번에도 흉내쟁이 이웃들이 소나무 씨를 따라 하겠다고 나서면 어떡하지요? 이제 포도나무 길은 그 이름에 걸맞게 보라색 집이 한 줄로 늘어선 모습으로 거듭나고 마는 걸까요?
저마다 가진 개성을 스스로 발견하고 표현하라고 격려하는 이야기 포도나무 길에는 소나무 씨뿐만 아니라 누렁 씨, 초록 부인, 갈색 부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요. 이름에서 드러나듯이 저마다 좋아하는 색깔도 다르고 나이와 성별, 직업도 물론 다르지요. 그런데 어쩐 일인지 이들이 사는 집만큼은 하나같이 똑같아요. 바로 그 점에 대해 소나무 씨는 유일하게 의문을 품고, 집 꾸밀 방법을 스스로 고민한 뒤 곧장 실천에 옮기기 시작해요. 하지만 남들과 달라지려는 게 쉽지만은 않아요. 이웃들은 달라진 소나무 씨 집을 보고 똑같이 꾸미기 바쁘고, 페인트 가게 점원은 소나무 씨가 보라색 페인트를 달라고 하는데도 무난한 하얀색 페인트를 끈질기게 권하지요. 그래도 소나무 씨는 꿋꿋하게 자기 생각을 밀고 나가요. 동네 아이들이 던진 공에 맞아 사다리에서 떨어지고, 말썽꾸러기 개와 고양이 때문에 페인트 통이 엎어져도 끄떡하지 않고요. 마침내 ‘자기만의 개성 넘치는 보라색 집’을 완성할 때까지 말이에요. 흔히들 자기만의 개성이 중요하다고 해요. 하지만 외모가 조금만 달라도, 말투와 생각이 조금만 특별해도 ‘튄다’고 여기고, 심하게는 따돌리기까지 하지요. 그런 까닭에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남들과 다른 것을 낯설어하고 두려워해요. 소나무 씨는 그런 사람들을 재치 있는 에피소드로 일깨웁니다. “포도나무 길에서 어느 집이 우리 집인지 나도 모르겠잖아!”라는 소나무 씨의 혼잣말은 이렇게 읽히기도 해요.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누가 나인지, 나도 모르겠잖아!” 아이들이 소나무 씨 이야기를 읽고 나서, 자기만의 개성을 스스로 발견하고 당당하게 드러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혼자 책 읽기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꼭 읽히는 미국 어린이문학의 고전 이 책을 읽다 보면 문장이 길지 않고 낱말도 어렵지 않다는 걸 금세 알 수 있어요. 또 처음 혼자 책 읽기 시작하는 아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잘 짜인 반복 구조로 되어 있는 것도 눈치챌 수 있을 거예요. 그야말로 아이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읽는 독서의 즐거움으로 곧장 빨려 들어갈 수 있는 힘을 가진 책이지요. 이러한 이유로 이 책은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물려주는 미국 어린이문학의 고전으로 손꼽힙니다. 이 책은 1965년 처음 나온 뒤, 어린이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았어요. 세월이 흘러 이 책이 절판되자, 독자들은 소나무 씨를 다시 만날 수 있게 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어요. 그 덕분에 이 책은 2004년, 출간 40주년을 맞아 재출간되었어요. 그리고 50주년이 되는 올해(2014년), 드디어 한국 어린이들도 소나무 씨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