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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척
글·그림 우메다 슌사쿠·우메다 요시코 / 옮김 송영숙 | 2014-07-15  
   
221 /  198 x 198mm /  15,000 / 개정판
ISBN_13 978-89-86621-45-7 /  KDC 833.8
ø 문학_길벗어린이 문학
з 문학, 읽기책
초등 3~4학년(9~10세), 초등 5~6학년(11~12세)
7차 초등학교 교과과정>2학년>1학기>바른생활>7. 정다운 이웃
7차 초등학교 교과과정>3학년>2학기>도덕>1. 약속과 규칙 
7차 초등학교 교과과정>4학년>1학기>도덕>5. 우리는 정다운 친구
7차 초등학교 교과과정>5학년>1학기>도덕>5. 서로 존중하는 태도
7차 초등학교 교과과정>5학년>2학기>도덕>6. 나와 우리
7차 초등학교 교과과정>6학년>2학기>국어>다섯째마당. 소중한 만남을 기억하며>1. 정든 친구들>(1) 말하기 듣기 쓰기 
õ 어린이도서연구회 (권장도서) 
서울시 교육청 (추천도서)
교보문고 (권장도서)
책따세(책으로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교사들의 모임) (추천도서) 
‘이지메’라 알려진 집단 괴롭힘
이 책은 일본 초등학교 6학년 한 학급에서 일어난 이지메에 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이지메’라는 단어가 외래어로 뜻이 이해되긴 하지만 번역은 ‘집단 괴롭힘’으로 했습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한 학급 안에서 벌어지는 돈짱이라는 아이에 대한 끊임없는 집단 괴롭힘을 옆에서 보고도 모르는 척하는 ‘나’라는 아이의 갈등을 그렸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폭력
‘나’는 친구가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보고 모르는 척합니다. 이유는 자신도 당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괴롭힘을 당하는 친구를 보고도 모르는 척하는 자신에 대한 화를 오히려 당하는 친구인 돈짱을 미워한다든가 나아가 도둑고양이에게 화풀이합니다. 그리고 돈짱을 괴롭히던 패거리 중 한 친구는 다시 중학생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합니다. 저자는 구체적인 상황을 통해 폭력으로부터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고 어느 누구나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일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사회문제’에 대한 절제된 표현
이 책 속에는 어떠한 메시지를 내세우지 않습니다. 다만, 사건을 담담하게 그려주고, 어린이들의 심정과 마음속 갈등을 있는 그대로 그려 내고 있습니다. ‘이지메’라는 사회악현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나’를 중심으로 차분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끔 등장하는 중요한 메시지는 보고도 못 본 척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모두가 자신의 아이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마음으로는 어떠한 해결책도 가질 수 없다는 것이죠.

청소년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엄청난 사회문제로 드러나고 있는 집단 괴롭힘 내지 집단따돌림(속칭 왕따 현상)에 대해 사회 전반에서 대책 마련에 애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전에 왕따 현상을 막아낼 수 있는 적절한 대책은 마련되고 있지 않습니다. 이 책에서는 어린이나 청소년 스스로 자신도 예외일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함께 대응할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 번은 피해자인 돈짱의 입장에서 또 한 번은 방관자이자 피해자인 나의 처지에서 때로는 가해자인 그러면서 또 다른 피해자인 야라가세의 입장에서 이 책을 읽어나간다면 스스로 생각할 기회와 행동하는 힘을 얻으리라 생각됩니다.

‘이지메’ 일본 만의 문제인가?
‘이지메’는 이미 일본 만의 사회문제는 아닙니다. 우리 사회도 심각한 청소년 폭력을 겪고 있습니다. 이 책 안의 ‘나’의 부모처럼 모든 부모가 ‘내 아이만 괜찮으면 된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겪고 있는 아픔을 드러내기보다는 덮어두려는 것이지요. 비록 일본 작가가 자기 나라 어린이 나아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만든 작품이지만, 이 책을 통해 드러내고 함께 이야기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 책을 출간하기로 했습니다.

과감하고 상징적인 그림표현
흑백그림책이라고 하나 드물게 본문이 220여 쪽에 달하는 장대한 분량입니다. 긴 설명과 상황묘사보다는 한 장면의 그림묘사가 내용을 더 잘 전달해 줄 수 있다는 것이 작가의 생각인 듯합니다. 과감할 때는 과감하게, 상징적인 표현에서는 주저 없이 붓이 나가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유명그림책 작가인 저자가 부인과 함께 심혈을 다해 만든 그림책입니다.
글·그림 : 우메다 슌사쿠·우메다 요시코

우메다 슌사쿠
1942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났습니다. 아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집단 괴롭힘을 다룬 책 《모르는 척》으로 일본 그림책상 대상을 받았고, 1998년에 출간된《14살과 타우타우씨》로 일본 그림책상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휠체어를 탄 사서》, 《돌려줘, 내 모자》, 《얼룩고양이와 할아버지》들이 있고, 그린 책으로 《그래도 우리 누나야!》, 《잠자리 꽁꽁, 내 손 끝에 앉아라!》들이 있으며, 최근 작품으로는 2013년에 출간된 《나는 태양》이 있습니다.

우메다 요시코
1947년 일본 후쿠시마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림책 작가인 남편 우메다 순사쿠와 1980년부터 창작 그림책을 함께 작업하고 있습니다. 공동작품 그림책으로 《눈길》, 《보름달의 바다》, 니뽄상 수상작인 《할머니의 여름휴가》, 《준비 땅, 일등상》, 《남자끼리 집지키기》, 《내가 돼지 새끼였을 때》, 《모르는 척》, 《나는 태양》, 《14세와 타우타우씨》등이 있고, 어린이 동화로 《우리 형제들 즐겁네!》시리즈, 《산책, 산책》 등이 있습니다.

옮김 : 송영숙

송영숙 선생님은 1947년에 태어나 이화여자대학교와 같은 대학원 도서관학과를 나왔어요.. 서울교육연구회 회장을 역임하였으며, 이화여대 평생교육원과 서울여대 사회교육원에서 독서 교육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죠. ‘책고리 이야기회’를 만들어서 <이야기초롱> 1, 2권을 펴냈습니다.

<친구관계 형성에 도움이 되는 책들> 대전일보, 2016-05-31
…모르는 척'은 '나'와 같은 반 친구인 돈짱이 야라가세 패거리 앞에서 재채기를 했다고 집단 괴롭힘을 당하고, 졸업 직전에 전학을 가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친구가 집단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할 수밖에 없었던 주인공 '나'의 마음과 상황이 잘 나타나 있어요. 아이들도 좀 더 친구들과의 관계나 집단 괴롭힘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바로가기☞ http://www.daejonilbo.com/news/newsitem.asp?pk_no=1215848]

"우리 반의 골칫거리인 야라가세 패거리는 돈짱을 끊임없이 못살게 군다. 미술시간이면 도와준다 어쩐다 하며 돈짱의 도화지를 그림물감으로 떡칠을 하고, 여자아이 앞에서 돈짱의 바지를 벗기기도 한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남을 괴롭히는 사람도 나쁘지만, 그걸 알고도 모르는 척하는 사람들도 똑같이 나빠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괜히 끼어들었다가 야라가세 패거리의 '먹이'가 될까 봐 두렵다.
학예회에서 돈짱과 야라가세 패거리는 다섯 마리 원숭이 역을 맡는다. 돈짱은 연극무대 위에서 야라가세에게 싸움을 걸어 바지까지 벗겨버린다. '나'는 마음속으로 돈짱을 응원한다. 그리고 2주 뒤 6학년 2학기의 마지막날 돈짱은 전학을 간다. 졸업식 예행 연습날 '나'는 전교생 앞에서 용기를 내서 ""친구가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데도 모르는 척했다""고 고백한다. 아이는 그만큼 훌쩍 자란 것이다.
--- 한겨레신문 임주환 기자 (2002년 5월 4일)

'나'는 돈짱이 야라가세 패거리에게 괴롭힘 당하는 것을 매일 목격하고, 마음 속으로는 돈짱이 소리치고 대들기를 바라지만 실제로 나서서 도와 줄 용기는 없다. 견디다 못한 돈짱은 전학을 가고, 나는 돈짱에 대한 생각으로 괴롭다. 졸업식 날, 나는 전교생 앞에서 자신의 용기없음과 돈짱에 대한 미안함을 고백한다. 사실적인 표현이 강점이고 깔끔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성급하게 마무리하려 들지 않은 점이 돋보인다.
--- 아이북랜드 도서선정팀 (2001년 6월 29일)

일본 초등학교 6학년 한 교실에서 친구 ‘돈짱’이 이지메를 당하는 사실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했던 ‘나’ 라는 소년의 갈등과 마음의 변화를 보여주는 장편 그림책이다.

돈짱은 나쁜 패거리 앞에서 우연히 재채기 한번 ‘잘못’했다고 왕따를 당하기 시작하면서 사사건건 트집잡히고 두들겨 맞는다. 돈짱은 왕따에서 벗어나기 위해 패거리가 시키는 대로 구멍가게에서 물건을 훔치기도 한다.

돈짱은 학예회 날 대본과는 다르게 대장 원숭이에게 빼앗겨야 할 감을 뺏기지 않은 채 무대 위에서 대장 원숭이에게 한방 먹이고 장기결석 끝에 전학을 간다. 모든 과정을 지켜보던 ‘나’는 속앓이 끝에 졸업식 예행연습 때 벌떡 일어나 전교생과 교감 선생님 앞에서 ‘양심선언’을 한다. 그 순간에도 나쁜 패거리는 ‘나’의 바지 지퍼를 내린다는 줄거리다.

옮긴이 송영숙 씨(서울교육연구회장)는 어린이들이 이 책을 세 번 읽어볼 것을 권유한다. 한 번은 피해자 돈짱의 입장에서, 다음은 방관자 ‘나’의 시각에서, 그리고 가해자 패거리의 관점에서. 그러면 세 관계자가 모두 피해자이며 왕따는 누구도 방관할 수 없는 나쁜 일이라는 느낌이 들 것이란 설명이다.
--- 경향신문 김중식 기자 (1988년 12월 23일)



"

악순환을 끝내는 방법은? l 이지선 l 35287
악순환을 끊을 방법은?



요즘 학교에서 벌어지는 왕따 사건은 정말 무서울 정도입니다. 폭행, 괴롭힘의 정도가 어찌나 심한지 마치 조직폭력배의 폭력이나 별반차이가 없습니다. 심지어 더 독한 사고도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고요. 그렇지만 왕따를 당하는 아이에 대한 처방은 참 미미합니다. 물론 가해자에 대한 조치 역시 성에 찰 정도는 아니죠.

어느 방송 프로그램에서 아동문제를 연구하는 사람이 말하길 왕따 당하는 친구를 보면 자신이 나서서 도와주지말고 몰래 교육청이나 학교에 신분을 밝히지않고 알려주라고 하더군요. 속시원한 답변은 아니었지만 그것도 일리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린 책이나 학교에서 왕따당하는 친구가 있으면 도와주어야 한다고 배우고 가르칩니다. 하지만 실제로 왕따를 도와주다가 오히려 도와주었던 아이가 왕따가 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남을 도와주다 자신이 피해를 입는 상황에서도 무조건 남을 도와주라고 말하는 건 참 어려운 일인 것같습니다.









<모르는 척>에 나오는 주인공은 친구 돈짱이 야라가세 무리에게 괴롭힘당하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매번 당하는 돈짱의 모습을 보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이 답답합니다. 그 답답함이 자신을 마구 짓누르지만 역시 도와줄 용기는 나지 않습니다.






선생님은 왕따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주지 않습니다. 부모님은 내 자식일이 아닌 이상 신경쓰고 싶어 하지 않고요. 주인공은 결국 혼자 다시 끙끙거립니다. 그러다 돈짱은 결국 전학을 가버리고 주인공의 마음은 더욱더 무거워집니다. 그런데 어느날 주인공은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습니다. 돈짱을 괴롭히던 야라가세 역시 중학생 형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거죠.



최근에 군대에서 벌어진 사건이 떠올랐습니다. 신병때 괴롭힘을 당했던 청년들이 고참이 되어서 자신이 신병시절 겪었던 폭행을 고스란히 신참에게 가했고 결국 사망에 이르게 만든 사건말입니다. 야라가세처럼요. 폭행당했던 아이가 또 다른 아이를 폭행하고 그 아이는 다시 다른 아이를 폭행하고 폭행은 계속 돌고 돕니다. 분명 폭력은 어떤 말로도 정당화 될 순 없습니다만 그들은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이기도 합니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이런 현실이 참 슬픕니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치료를 해야 하는 걸까요? 어떻게해야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버릴 수 있는 걸까요? <모르는 척>에 주인공은 자신이 모른척했던 일을 떨쳐버리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졸업식날 모두 앞에서 양심선언을 시도하지만, 개운하지는 않습니다. 책에도 답은 없습니다.



요즘은 아이에게 불의를 보면 싸워야해라고 말하기보다, 니 일이 아니면 신경쓰지마라, 라고 가르치는 것이 현실입니다. 저역시 다를바없고요. 내 아이가 다칠까 겁이나고, 내 아이에게 나쁜 일이 생길까 겁이나니까요. 저도 분명 주인공아이와 별반 다를바 없을 것같네요. 그렇다고 마냥 모르는 척 하고 있어야 하는 걸까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 걸까요? 나부터, 내 아이부터 어떻게 대처해야하는 걸까요? 참 어려운 문제인 것같습니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정녕 끊을 수 있을까요?





"그래, 고양이를 괴롭히고 나니까 속이 시원하니? 오히려 더 나빠졌을걸."

포장마차 아저씨가 말한 대로였다.

"그래 봤자 또 누군가를 괴롭히고 싶어질 거야. 그러니 그러면 그럴수록 네 속만 더 상하겠지."

- p. 95​

모르는 척 하고 싶었던 이야기 l 정미란 l 14173
모르는 척..이 책의 제목처럼 나도 이 책을 모르는 척 하고 싶었다. 어떤 이야기라는 걸 얼핏 듣게 되었고, 좋은 책! 꼭 읽어봐야 할 책!으로 꼽고 있었으면서도 나중에, 나중에..미루며 모르는 척 하고 있었던 건 아마도 이 책을 보면 마음이 불편할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제 더는 미룰 수가 없게 되었다. 우메다 슌사쿠와 우메다 요시코 부부가 함께 낸 책으로 <모르는 척>의 다음 이야기 <나는 태양>을 먼저 보게 된 것이다. <나는 태양>에서 밝게 빛나는 태양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희망을 보았기에 이제 더이상 모르는 척 하지 않기로 했다.

아이가 커다란 눈물방울을 떨어뜨리는 탈을 들고 있다. 그 아이는 반으로 갈라진 탈 가운데 서 있다. 표지 그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책을 읽기 전에 상상해본다. 자신을 감추는 탈을 깨고 나왔다는 것일까?

돈짱은 야라가세 패거리에게 괴롭힘을 당한다. 나와 친구들은 돈짱이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보고도 모르는 척 한다. 선생님께 사실대로 말하지도 못하고, 야라가세 패거리들에게 대들지도 못한다. 큰 소리로 외치고 싶어도 그 말은 마음속에서만 맴돌 뿐이다.

내가 아니라서 다행이란 마음으로 눈 마주치기도 피하지만 야라가세 패거리가 돈짱에게 샤프를 훔치게 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그 패거리에 어느새 나도 어쩔 수 없이 끼게 되며 마음이 복잡하다. 엄마아빠에게 고민을 털어놓지만 진심으로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고 공감해주는 사람은 없다. 강변의 어묵 파는 아저씨가 한마디씩 툭툭 던져주는 말이 위안이 되기도 하고, 용기를 갖게 해주기도 한다.

학예회날 돈짱은 대장 원숭이에게 달려든다. 나는 돈짱을 보면서 연극 마지막에 해야 할 대사 "잘했군, 잘했어. 훌륭해." 를 큰 소리로 말해 버린다. 하지만 돈짱의 문제는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결국 전학을 가게 된다.

그렇게 졸업식이 다가왔다. 이대로 졸업을 하기엔 마음이 개운치 않아 나도 모르게 손을 들고 일어나 외쳤다. 끝까지 다 이야기도 하기 전에 의자에서 굴러떨어져 꼴불견이 되었지만 가슴은 후련하다. 괴롭힘을 당하는 친구를 보고도 그동안 모르는 척 했던 마음이 조금은 씻겨나갔을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용기가 대단하다.

집단따돌림이라는 문제에 대해 이 책은 우리에게도 "너도 모르는 척 하고 있니?"라는 질문을 계속해서 던지고 있다. 책속의 '나'처럼 우리도 계속해서 갈등하고 힘겨워하게 만든다. 그래서 읽고 나서 마음이 불편한 책이지만, 그만큼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가 남는다.



"보고도 모르는 척 하는 건 그 애를 괴롭히게 도와주는 거나 마찬가지야. 여럿이서 한 아이를 아프게 하는 거라고. 그러고도 아무렇지도 않단 말이냐?"



피해자인 돈짱, 모르는 척 하는 방관자인 나, 괴롭힘을 당하고 그 분노를 다시 다른 친구를 괴롭히는 것으로 푸는 야라가세..우리 모두가 가해자일 수 있고 피해자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이 책은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모르는 척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큰 용기라는 것, 이 사회는 다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사회라는 것을 이 책을 읽는 어른과 아이가 많이 생각했으면 좋겠다. 나도 더 이상 이 책을 모르는 척 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더 많이 전해야 되겠다.

모르는 척 하지 않을 용기가 필요할 때.. l 김은숙 l 22210
[모르는 척]은 학교폭력의 가해자인 야라가세 패거리와 피해자 돈짱 그리고 모르는 척하는 방관자 ‘나’를 중심으로 집단폭력의 실상과 심리를 세밀하게 보여줍니다.

패거리들의 괴롭힘은 잔인하면서도 교묘합니다. 미술 시간에 돈짱의 그림을 물감으로 뭉개고 연극연습을 핑계 삼아 공공연하게 폭력을 휘두르기도 하지요. 하지만 돈짱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선생님은 상황을 민첩하게 알아차리지 못하고, 심지어 모두들 앞에서 “너희들 친구를 괴롭히는 일은 없겠지?”라고 말하는 등 안일한 태도를 보입니다. 모든 상황을 알고 있는 ‘나’조차도 ‘모르는 척’하기로 했으니 괴롭힘으로부터 돈짱을 도와줄 이는 없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직접적인 피해자가 아닌 방관자 ‘나’는 괜찮을까요?

나는 돈짱의 원망스런 눈빛에 커다란 무게를 느끼고, 그 언찮은 기분을 괜히 길고양이에게 화풀이하고야 맙니다. 나와 돈짱의 분노는 고양이나 까마귀같은 약자로 향하며 또 다른 폭력을 낳고 악순환이 계속됨을 보여 줍니다. 또한 야라가세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폭력을 당하는 모습은 영원한 가해자도 피해자도 없다는 말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 고리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끊어야 하는 할까요.

어느 날 교실에 작은 소동이 일어납니다.

치카코가 돈을 도둑맞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치카코의 오해로 밝혀지면서 치카코가 새로운 표적이 되는가 싶었지요. 하지만 치카코는 당당합니다. 자신의 실수를 사과하는 동시에 아이들의 비겁함과 부조리함을 말하지요. 치카코의 당당함에 아이들은 시선을 피합니다. 치카코가 주눅이 든 모습을 보였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보았어요. 치카코는 암묵적으로 새로운 따돌림의 표적이 되고, 다수의 아이들은 군중 속에 자신을 숨긴 채 또다시 방관자의 길을 선택하지 않았을까요. 치카코의 용기가 대단해 보이는 반면 약하기만해 보이는 돈짱의 모습이 더욱 안타까웠어요.

심부름으로 슈퍼에 간 나는 물건을 훔치는 돈짱의 모습을 목격합니다. 물론 야라가세 패거리가 시킨 일이었지요. 야라가세는 나에게 너도 공범이라고 하는 듯 샤프연필 한 자루를 쥐어줍니다. 원치않게 야라가세 패거리에게 휘말리게 되자 친한 친구였던 세이야와 요칭이 나를 모르는 척하기 시작합니다. 내가 돈짱에게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나는 용기를 내어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하지만 엄마아빠의 모습은 다시 한번 절망하게 만듭니다. 신문을 보는 아빠와 설거지하는 엄마는 나와 눈도 맞추지 않은 채 가벼운 충고로 넘깁니다.

하나의 사건을 치르며 돈짱이 전학을 가고 그 간의 일이 다 알려진 후에도 ‘우리 아이가 아니라 다행이다’라고 생각하는 부모의 이기적이고 개인적인 모습이 우리 모두의 현실은 아닐런지 씁쓸합니다. 친구들도 모르는 척, 어른들도 모르는 척. 아이들은 어디에서 도움과 위로를 받아야 할까요.

그래도 이 책에는 절망 속에서 희망의 빛을 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신의 목소리를 낼 줄 알고 모르는 척 하지 않는 치카코와 강변에서 어묵을 파는 포장마차 아저씨이지요.

“싫다는 말을 확실히 하지 않는 것도 나쁘다고 생각합니다.”(치카코)

아이들의 폭력에 개입한 댓가로 포장마차가 모두 망가져버린 후에도 아저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역시 모르는 척해서는 안 되는 거야.
마음속에 간직한 등불이 꺼져 버리면 어떻게 되겠니?

여름방학이 끝나고 개학을 하면서(또는 개학을 앞두고) 117 전화가 늘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아이들이 개학을 두려워한다고 해요. 모르는 척하는 어른과 학생들이 존재하는 한 즐거워야 할 학교는 폭력의 온상지가 될 수 밖에 없겠지요. 스마트폰이 일반화되면서 따돌림의 양상 또한 다양해지는 것 같아요. 내 아이뿐만 아니라 주위 아이들에게도 관심을 갖고 넓은 시야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졸업식 날, 절망하며 학교를 떠났을 돈짱의 빈자리를 마음 아파하던 나는 모두 보는 앞에서 의자에 올라가 소리칩니다. 모르는 척하면서 졸업을 하고 중학생이 되는 것이 싫다고 말이에요. 나는 창피했지만 가슴이 후련해짐을 느낍니다.

눈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새하얀 눈이 온 세상을 덮고 나면 새로운 발자국을 낼 수 있겠지요.
더 큰 세상과 마주하게 될 ‘나’를 응원합니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 가면 속 아이의 눈물이 우리 모두의 눈물이 되지 않기를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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