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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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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불 끄지 마》
  2016-10-27





    노을이 드리우기 시작하자 아이는 집으로 돌아왔어요. 아직 바깥에는 해가 남아 있는데, 아무도 없는 집안은 어느새 캄캄해져 있었지요. 아이는 저녁이 되자마자 집안 모든 곳의 불부터 켰어요. 캄캄한 건 왜인지 무섭고 싫거든요. 엄마는 빈방까지 불을 켜지 말라고 하지만 어두운 게 싫은 걸 어떡해요. 어두운 방구석에서 누가 나타나면 어쩌지요? 엄마는 밤이니까 당연히 어둡다며 불을 끄고 자라고만 하네요. 자려고 누워 봤지만 자꾸만 심장이 쿵쾅거리고 무서운 생각만 들어요. 어두운 곳에서 누군가 지켜보는 건 아닐까요?
    아이는 마침내 손전등을 켜고 용기 내어 누군가에게 말을 건넵니다. “거기 누구 있어?” 그런데 정말, 어둠 속에서 대답이 들려 왔어요. 어둠이 말했지요. 캄캄하다고 해서 아무것도 안 보이는 게 아니고, 어두워야만 보이는 것도 아주 많다고. 용기를 낸 아이는 어둠에 이끌려 함께 밤하늘을 여행합니다. 별처럼 빛나는 야경과 시원한 밤공기, 펑펑 터지는 불꽃놀이와 혼자 앉아 고요하게 바라보는 밤바다 모습들··· 이 모든 건 어둠 덕에 볼 수 있었지요. 돌이켜보면 어둠은 늘 그 자리에 있었고, 너무나 당연한 존재였어요. 눈을 뜨자 다시 환한 아침입니다. 오늘도 밤이 오겠지요? 어제보다는 오늘밤이 조금 덜 무서울 것 같아요.




    눈을 감아 봐, 어두워야만 보이는 것도 아주 많아
    흔히 어둠 하면 캄캄한 까만색만 떠올립니다. 모든 색을 섞으면 어두운색이 되듯, 어둠 안에는 여러 빛깔이 숨겨져 있습니다. 책의 첫 장에서 시작된 어스름한 어둠에서 아이가 하늘을 날며 여행하는 한밤중의 어둠, 서서히 밝아오는 새벽녘의 어둠까지, 책 속에서 어둠은 다채로운 색깔을 뽐내며 주인공의 여행에 함께합니다.
    그뿐인가요. 어둡기에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야경과 불꽃놀이, 밤바다의 잔잔한 반짝임까지. 형체가 없는 어둠의 모습을 알고 나니 이렇게나 아름답습니다. 책 속에서 어둠은 “어두워야만 보이는 것이 있다.”고 말합니다. 밤이 있어 별이 빛날 수 있고 어둠이 있기에 빛이 더욱 밝게 보이는 법이겠지요. 오늘은 방의 불을 끄고 어둠 속에 어떤 모습이 숨어 있는지 여행해 보는 건 어떨까요?

    생생하고 역동적인 이야기 속으로 떠나는 여행
    《불 끄지 마》는 ‘어두운 곳에서 찾아온다’라는 일본의 인기 연극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그림책입니다. 일본에서 수많은 연극 대상을 휩쓴 연출가이자 극작가인 마에카와 도모히로가 직접 글을 썼습니다. 주인공의 심경 변화를 생생하게 잘 보여주는 일기체 글은 누구나 감정 이입할 수 있습니다. 담담하게 써 내려 간 글을 읽다 보면 어느새 어둠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됩니다.
    아름다운 어둠의 속살은 농도의 깊이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수채화로 그렸습니다. 부드럽고 결이 고운 수채화 그림이 아이가 안심하고 어둠 속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합니다. 밤하늘을 나는 역동적인 장면, 밤바다를 바라보는 차분한 장면 들이 마치 영화처럼 펼쳐집니다. 어둠의 참맛을 보고 설렌, 즐겁게 여행하는 아이의 심정이 그림에 그대로 담겨 있지요. 걱정으로 시작했던 어둠 속 여행은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자 한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바뀝니다.



    글 마에카와 도모히로
    극작가이자 연출가로 2003년 결성한 극단, ‘이키우메’에서 활동했습니다. 2009년 〈겉과 속, 그 너머〉로 요미우리 연극대상 우수작품상과 우수연출가상을, 2010년 〈함수 도미노〉, 〈기괴~미미나시호이치에게 들은 이야기〉로 기노쿠니야 연극상 개인상과 예술선장 신인상을 받았습니다. 2011년 〈플랑크톤의 층계참〉으로 쓰루야난보쿠 희곡상을, 2012년 〈태양〉으로 요미우리 문학상 희곡·시나리오상을, 〈태양〉, 〈기괴, 두 번째〉로 요미우리 연극대상 최우수연출가상을 받았습니다. 2014년 〈지하실의 수기〉, 〈편린〉으로 요미우리 연극대상 우수연출가상과 우수작품상을 받았습니다.
    그림 고바야시 게이
    첫 작품집 《note book》으로 주목 받았습니다. 《그리스 신화》, 《가운뎃손가락의 마법》등 많은 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옮김 이기웅
    1975년 제주에서 태어났습니다.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했습니다. 지금은 일본 문학을 번역하고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 《엄마가 유령이 되었어!》, 《거짓말》, 《엄마가 정말 좋아요》, 《손가락 문어》, 《나는 태양》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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